"금융당국, 자산재평가 10년만에 허용"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8.12.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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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 따른 기업 환차손 감안, 부채비율 완화 기대

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들의 대규모 환차손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자산재평가가 허용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4일 "재산재평가를 허용해 환차손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내년 3월 결산 전에 관련 규정을 개정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산재평가 제도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바 있다. 자산재평가가 허용되면 그동안 토지와 건물 등 자산 가격 상승을 재무제표 등에 반영할 수 있게 돼 부채비율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 관계자는 "현행 세법에 자산재평가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자산재평가시 관련 세금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해운업과 항공업 등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장부상 손실을 덜어주기 위해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달러를 주고 사온 자산을 도입 당시 환율로 확정하지 않고 이를 환율과 연동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해운사가 1억 달러짜리 배를 취득하고 당시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인 경우 그해 재무제표에는 자산 1000억원과 부채 1000억원으로 잡힌다. 반면 1년 뒤 환율이 1500원으로 상승한 경우 자산은 변화가 없지만 부채는 15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결국 환율 상승으로 인해 500억원의 부채가 늘어나게 되고 영업과는 전혀 관계없이 장부상 평가손실이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회계기준이 변경될 경우 외화부채가 많은 해운업체와 항공업체, 철강업체 등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적 개선으로 대외신용도가 높아져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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