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택과장들, '개미마을' 답사간 까닭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8.12.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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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사라지는 골목길을 사수할 수 있을까'

서울시 주택국장과 과장들이 '개미마을'과 '백사마을'을 답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김효수 주택국장과 주택국 과장 5명은 최근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과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을 둘러봤다.



이번 현장 방문은 재개발과 주택 신축으로 급격히 멸실돼가는 골목길에 대한 우려 끝에 이뤄졌다. 주택국은 앞서 항공사진을 통한 면밀한 조사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골목길로 이들 2곳을 선정했다.

개미마을과 백사마을은 폭 1m 남짓한 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낡은 소형주택이 촘촘히 모여 언덕을 이룬 동네다. 아파트 개발에 밀려 서울에 몇개 남지 않은 달동네다. 지난 60년대 개발시대 초기 도시서민들의 열악했던 생활상을 보여준다.



이들 달동네를 재개발하면 주거 환경이 개선되지만 30년전 고도성장 과정에서의 주거 형태는 흔적없이 사라지는 데 개발 승인권자인 서울시의 고민이 있다. 모든 골목길이 사라지면 주거 형태가 획일화되는데다, 후손들이 체험할 역사적 장소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시가 뒤늦게 골목길 역사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백사마을과 개미마을은 이미 재개발예정구역 등으로 지정돼 공동주택단지나 도시자연공원 개발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개발을 중지하고 보존하면 주민들의 적잖은 저항에 부닥치게 된다.

시 재정을 투입해 북촌마을 한옥처럼 보존하는 것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재개발을 하지 않을 만큼 지원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데다, 골목길은 아직 한옥처럼 보존 가치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아서다.


골목길을 사진이나 모형으로 남기는 방법이 있으나 이 역시 너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골목길이 멸실될 게 뻔히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후세에 역사적 공간을 남겨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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