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빅3'구제 합의로 강세..후반'주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1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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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내용·표결 일정 미정..금융주 'AIG 악재'로 하락

미 정부와 민주당이 '빅3' 구제안에 합의하고 이날중 하원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는소식으로 미 증시가 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종 표결 승인까지의 진통에 대한 우려로 장 후반들어 상승폭이 축소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70.09포인트(0.81%) 오른 8761.4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0.57포인트(1.19%) 상승한 899.24, 나스닥 지수도 18.14포인트(1.17%) 올라선 1565.48로 마감했다.



미 자동차업계 구제안 통과로 미 증시는 개장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유가 반등으로 인한 유가 강세도 상승탄력을 더했다. 장중반 다우지수 상승폭이 전날대비 200포인트 이상 확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구제안 합의 공식발표가 늦어지고 공화당의 반대로 이날중 표결실시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오후 한때 주요지수가 마이너스 권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AIG가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투기 실패로 인해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기관의 추가손실 우려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장마감을 앞두고 민주당과 백악관이 기존의 빅3 지원규모보다 10억달러 줄어든 140억달러 규모의 구제안에 최종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날중 최종 합의가 도출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되는 등 빅3 구제안 합의와 표결전망에 대한 눈치보기가 장을 지배했다.


◇ 민주 "오늘중 표결", 공화 "저지", 백악관 "개념 합의"

미 민주당 지도부와 백악관은 긴급자금 대출을 골자로 하는 미 자동차업계 지원방안에 합의, 이르면 이날중 하원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원표결에 이어 금주말까지 상원에서도 표결을 통해 지원안을 최종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구제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비터 공화당 상원의원은 빅3구제 방안이 미국 자동차산업의 회복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상원 표결시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첼 맥코넬 역시 아직 구제안을 검토하지 못했으며 이날중 표결에 부쳐지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존 뵈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빅3가 파산 절차를 통해 회생하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백악관은 공식적으로 구제안 타결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원칙(concept)에 합의했다'고만 밝힌채 공화당내 반대의견 무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일부 언론은 이날 오후 구제자금 규모를 당초보다 10억달러 줄인 140억달러에 민주당과 백악관이 최종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또 CNBC는 백악관이 이날 저녁까지 최종안이 도출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하는 등 '빅3' 최종 구제안과 표결 일정을 두고 여전히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 자동차주 눈치보기 '혼조'..금융주 AIG 악재

'빅3'구제안 합의소식으로 GM과 포드 주가는 장초반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후반들어 혼조세로 돌아섰다. GM주가는 2.1% 떨어진 반면 포드는 0.6% 올랐다.

산유국들의 감산움직임이 구체화되며 국제유가가 3.4% 반등, 43달러선을 회복하며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다. 엑슨 모빌이 2.4%, 쉐브론이 3.8% 올랐다.

에너지와 더불어 상품가격 강세도 이어지며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 주가가 다우구성 종목가운데 가장 큰폭인 6.8% 오르는 등 상품 원자재 관련주 강세도 두드러졌다.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는 직원 1만4000명 감원 등 구조조정 발표까지 호재로 가세하며 29% 급등했다.

금융업종은 국영화된 보험사 AIG 악재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AIG의 파생금융상품 투자액이 716억달러에 달하며 이에 따른 손실액이 100억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로 AIG 주가는 9.3% 물러섰다.
AIG는 지난 9월 1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850억달러를 긴급 대출 받기로 하고 지난달엔 재무부의 부실자산매입프로그램(TARP)에서 400억달러를 지원받는 등 총 15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유가 상승폭 축소...달러 약세

산유국들의 감산움직임이 구체화되며 국제유가가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 재고증가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45달러(3.4%)오른 43.52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중한때 46.17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기록했다. 세르지오 슈마코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OPEC이 감산 여부를 발표하는 17일 러시아도 감산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며 "OPEC 정상과 전화를 통해 의견을 나눴으며 OPEC은 '의미있는' 수준의 감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에너지부는 이날 지난주 휘발유 공급이 370만배럴 늘어난 2억27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된 전문가 예상치는 40만배럴 감소로 발표치는 예상치를 큰 폭 상회했다.

원유 재고량은 전주 대비 39만2000배럴 증가한 3억2080만배럴을 기록했지만 예상치인 130만배럴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 자동차산업 '빅3' 구제방안 합의로 미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달러화는 약세권에 머물렀다.

오후 3시5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5센트(0.73%) 상승(달러가치 약세)한 1.302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38%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0.5엔(0.54%)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92.63엔에 거래됐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DXY는 0.4%떨어진 85.45를 기록했다.

◇모기지 신청 감소...도매재고지수 급락

10월 도매재고지수는 경기침체로 인한 급격한 수요 감소로 7년래 최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도매재고지수는 1.1% 하락했다. 이는 9월 0.4% 하락보다 악화된 수치다. 앞서 발표된 블룸버그전문가 예상치는 0.2% 하락으로 발표치는 예상치도 밑돌았다.

한편 지난주 모기지 신청건수는 전주대비 7.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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