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는 10일 금융산업노동조합과 노사 전체 대표자회의를 열어 임금동결과 영업시간 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200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노조 내에서도 임금동결과 업무시간 조정에 반대하는 금융기관이 상당수 있어 기관간 의견조율도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현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한 노조가 많은 부분을 양보하기로 함에 따라 이번 협상이 타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원 수난시대는 2000년부터 저물어갔다. 은행들이 하나둘 흑자로 전환한 데다 산별노조가 결성된 영향으로 임금도 오르기 시작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경우 1~2년 더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98년 통상임금을 12% 삭감한 후 2000년까지 임금을 동결했고 옛 주택은행도 같은 기간 임금을 올리지 못했다.
옛 서울은행은 2001년 10월까지 임금을 동결했고, 외환은행은 2002년까지 노조가 무쟁의를 선언했다. 역시 공적자금이 투입된 옛 조흥은행은 2002년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경영이행각서(MOU)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2003년 임금 및 복리후생비가 묶인 것은 물론 승진과 인력충원도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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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마지막으로 임금동결을 경험한 곳은 2006년 우리은행. 다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차원이어서 같은 범주에 넣기는 어려워 보인다.
카드·캐피탈 등 여신금융사들은 카드사태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임금삭감을 감내해야 했다. LG카드는 2004년 1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회사를 살리기로 결정한 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동결했다. LG카드 직원들에게 성과급이 지급된 건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2006년 초의 일이다.
이 밖에 외환·국민·장은카드 등도 퇴출되거나 은행으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혹독한 시련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