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구 현대) 단지내 모습.](https://thumb.mt.co.kr/06/2008/12/2008121011105350810_3.jpg/dims/optimize/)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인근 K부동산에서 만난 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이달 들어 매매, 전세 할 것 없이 부동산 거래가 한 건도 없었다고 푸념했다. 이어 "거래가 없어 정확한 시세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매도호가를 아무리 떨어뜨려도 찾는 사람이 없어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고가 아파트의 대명사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구[舊]현대)도 부동산 경기 한파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최근 1년새 15~20% 하락한데다 거래가 완전히 사라진 것. 거래가 없다보니 부동산 계약서를 언제 써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볼멘 목소리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5차 72동에 리모델링 관련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https://thumb.mt.co.kr/06/2008/12/2008121011105350810_2.jpg/dims/optimize/)
압구정 부동산의 핵심 단지라고 할 수 있는 현대아파트의 상황이 이런 가운데 주변 단지들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성수현대(8차) 115㎡는 올해 1월 12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8억9000만원에 팔려 10개월만에 30% 가까이 하락했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멀리 보이는 아파트가 미성아파트.](https://thumb.mt.co.kr/06/2008/12/2008121011105350810_1.jpg/dims/optim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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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아파트 인근 M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미성이나 한양아파트는 현대보다 입지 여건이 좋지 않아 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며 "105㎡ 중형 급매물이 7억원선까지 하락했는데, 찾는 사람이 없어 가격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던 압구정동도 이제는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부침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그동안 현대를 비롯해 압구정동 아파트들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경기가 안 좋아도 가격 내림폭이 크지 않았다"며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자금이 주식이나 다른 자산에 묶이는 기간이 길어지면 이 지역 아파트 가격도 경기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