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는 밑빠진 독 "150억弗은 시작일 뿐"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12.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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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향후 2년간 750억∼1250억달러 필요할 것"

미국 자동차 업계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15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 외에도 천문학적 규모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0억달러 지원 여부를 놓고 미국이 들썩이고 있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빅3, 본격 구제금융은 시동도 못 걸어=CNN머니는 9일(현지시간) 정부에 15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신청한 빅3가 생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4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빅3는 당초 자신들의 부실경영을 시인한 뒤 34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으나 민주당과 백악관은 공화당의 반대를 감안해 1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정부와 의회는 이미 세부사항에 합의했으며 늦어도 이번 주말 내에 관련 표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표결이 가결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150억 달러 지원이 회생의 '충분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 금융이 파산시한만 연장하는 임시 처방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빅3는 내년 1월 20일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본격적인 구제금융을 요청할 전망이다.


빅3 최고 경영자(CEO)들은 앞으로 3년간 250억달러의 연방 대출 중 200억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금은 이미 연료효율자동차 개발용으로 승인이 난 상태다.

빅3는 또 내년에 에너지부로부터 500억 달러의 대출을 받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의회가 월스트리트의 회사들과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비축해둔 700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중 일부도 지원받기를 원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에도 자금 지원을 해놓은 상태다. 캐나다통신에 따르면 빅3는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에 올해 말까지 대출과 신용 공여를 통해 68억달러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승인을 하지 않았다.

◇관건은 매출, 내년까지 추가 자금 필요=빅3가 원하는 만큼 자금을 다 끌어들이더라도 회생을 확신하기는 어려우며, 내년에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CNN머니는 "빅3는 올 12월에서 내년 1분기까지 자동차 매출이 완만히 살아날 것이란 가정 하에 34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이라며 "매출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회생 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빅3가 의회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GM은 내년에 1200만대의 자동차 및 경트럭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포드도 1200만대 이상을 팔 것으로 추정했다. 크라이슬러는 1110만대를 팔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빅3가 판매 예상치를 미달할 경우, 이는 영업환경 악화로 직결돼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빅3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향후 2년간 750억~125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악화 및 자동차 가격 버블로 인해 미국 자동차 판매는 2010년까지 부진할 것"이라며 "정부가 340억 달러를 지원하더라도 빅3는 내년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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