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우려·빅3진통'..사흘만에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1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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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 등 부정적 전망, "빅3구제안 주말까지 갈수도"

이틀간의 급등세에 따른 피로감과, 부정적인 기업 실적 전망, 자동차산업 '빅3' 지원책 합의 지연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미국 증시가 사흘만에 하락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42.85포인트(2.72%) 하락한 8691.33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1.03포인트(2.31%) 떨어진 888.67, 나스닥지수 역시 24.20포인트(1.55%) 내려선 1547.34로 장을 마쳤다.



장 시작 전부터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페덱스, 내셔널세미콘덕터 등 대기업들의 부정적인 실적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틀간의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매물도 꾸준히 흘러나왔다.

하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장중 줄곧 마이너스권에 머문 끝에 하루 최저점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자동차산업 '빅3'에 대한 구제안이 금명간 합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틀간의 랠리를 뒷받침한바 있다.

하지만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합의안을) 완성하기 전에 모든 사람들이 내용을 알 필요가 있다"며 "조기 표결에 대한 반대의견이 제시될 경우 주말까지 협의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150억달러 규모의 구제안이 48시간내에 승인될 것이라는 민주당 지도부의 자신감이 톤이 낮아지면서 표결이 주말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장후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 페덱스 TI 등 부정적 실적 전망 부각

업종별로는 금융, 소비재, 통신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날 기업실적 우려를 초래한 대표 종목은 미국 2위 특송서비스업체 페덱스.
페덱스는 이번 분기 순익 전망치를 주당 3.50~4.7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5.23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가가 14.5% 급락했다.

'크래프츠맨' 상표로 유명한 제조업체 다나허도 경기 침체 여파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4.2% 하락했다.
슈퍼마켓 체인점 크로거는 분기 순익이 6% 감소했다는 발표로 인해 6.7% 하락했다.

전날 4분기 최소 주당 30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시장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주가는 4.9% 상승했다.
했다. TI는 매출 역시 23억~25억달러로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TI는 4분기 매출을 30억7000만달러로 예상했다.

휴대전화칩 생산업체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전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고도 13% 급등했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개장에 앞서 11월23일 끝난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 국채, 사상 첫 제로금리 발행 '안전 선호' 심화

미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300억달러어치 4주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0.00%를 기록했다.

4주짜리 국채는 2001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했다. 미 국채 발행금리가 '제로'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주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년전인 지난해 1월29일만 해도 5.175%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바 있다.

발행금리가 제로를 기록한 것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을 정도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미 증시 하락과 경기침체 우려 심화로 3개월 만기 미국채 유통 수익률은 이날 오전 마이너스 0.01%로 떨어졌다. 앞서 미 재무부가 8일 실시한 270억달러 규모의 3개월 만기 국채에 대한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0.005%를 기록했다. 이는 1929년 3개월물 국채 발행 개시 이후 최저기록이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0.06%포인트(6bp)하락한 2.67%로 떨어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7bp 떨어진 0.87%를 기록했다.

◇ 유가 하루만에 반락, 달러 강세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64달러 하락한 42.0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국(EIA)은 전세계 하루 평균 유류 소비가 올해 5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추가로 45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EIA는 전세계 하루 유류 소비량이 올 연말 10만배럴 증가하고, 내년에는 올 연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었다.

EIA는 유류소비 감소가 현실화할 경우 최근 30년만에 처음으로 2년연속 유류소비량이 감소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채 발행금리가 '제로'로 떨어지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다시 부각되며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기록했다.

오후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44센트(0.33%)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92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14% 급락했다.

유럽, 특히 영국의 경기악화 우려가 유로대비 달러 가치 상승 요인이 됐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10월 제조업생산이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0.5% 감소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영국의 제조업생산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됐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재임 시절인 1980년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엔/달러 환율은 0.70엔(0.75%)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2.11엔에 거래됐다. 미증시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수요가 확산된점이 엔화 강세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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