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합의···'몸싸움'으로 무산위기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8.12.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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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 "여야 밀실합의 반대" 한나라 "민노, 깡패집단이냐" (상보)

1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고자했던 여야 원내교섭단체 합의가 또 한 번의 '몸싸움' 으로 인해 무산됐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홍희덕, 이정희, 박승흡, 곽정숙 민노당 의원등이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열릴 예정이던 8일 오후 2시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예고 없이 방문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회담이 열리기 5분 전쯤 운영위원장실에 도착해 화색이 도는 표정으로 "이미 대국민 약속을 한 사항이기 때문에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다"며 별다른 논쟁 없이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강 대표를 비롯한 민노당 의원들이 갑작스레 운영위원장실에 들어서자 홍 원내대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강 대표는 "교섭단체끼리 합의해서 보도된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국회가 이런 식으로 재벌특혜식 체제를 해 나가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재벌들이 곳간을 열어 고용창출을 하고 유지라도 시켜줘야 하는데 재벌들 곳간을 채워주는 내용으로 세법 개정안과 예산 심의를 한다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회담을 준비 중이니 그 점은 나중에 말씀을 듣기로 하겠다"며 일어서자 강 대표는 "우리가 그것을 못하도록 막으러 왔다"며 회담이 이뤄지는 내실로 진입하는 홍 대표를 막아서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박승흡 민노당 의원은 "밀실 야합을 막아야 한다"며 "서민경제를 죽이는 예산이 제대로 된 예산이냐.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홍 원내대표와 함께 내실로 떠밀려 들어간 강 대표는 "민생 서민경제를 살려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쑈하는 것 같으냐"며 탁자를 세차게 두드리는 등 고성이 오갔다.

잠시 후 홍 원내대표는 회담장을 빠져나오며 "이게 무슨 깡패집단이냐"며 거칠게 비난했고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와 박선영 대변인은 홍 원내대표와 함께 회담장을 빠져나와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홍희덕 민노당 의원은 내실에 있던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좀 더 강하게 해줬어야 하는데 민주당에게 섭섭하다"며 "종합부동산세나 부자감세를 못 박은 것은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강 대표도 "종부세는 세율 현황이라도 유지했어야 했다"며 "국회에서 비정규직과 저소득층은 제쳐두고 부자곳간만 채워주고 있다"며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에 원혜영 대표는 "여당이 이제는 완전히 국회를 주도하는 입장이라 돌격부대로 스스로 전락했다"며 "우리가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가 자괴심을 갖고 최종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법안심사 때 의논도 하고 반민주악법을 개악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민노당에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미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이 '예산안 12일 처리'에 합의한 상태여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던 이날 회담이 중단되면서 회담 재개 날짜를 또다시 확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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