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외차입, 국책은행이 주도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12.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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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수출입은행 검토, 환율· 대외신인도 긍정 기대

내년 외화자금 사정이 여전히 불투명함에 따라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차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내년 1월 중순 20억달러 규모의 외화차입을 검토 중이다. 규모는 유동적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5억~10억달러 정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정경채 산업은행 국제금융실장은 "자본수지가 적자여서 내년에 외화를 차입하면 환율이나 대외신인도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먼저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외화차입 지급보증 및 해외로드쇼를 활용할 뜻도 내비쳤다. 정 실장은 "자체신용 방식도 있겠지만 공모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보증을 받거나 해외로드쇼를 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환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장도 "내년 계획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이 좋아지면 나갈 준비는 하고 있다"며 "올해 물량이 모두 소화되고 우리에 관심 있는 투자자가 돌아오느냐가 관건인 만큼 어떻게 접근할지, 보증은 어떻게 할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외화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도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계 은행이 정부 보증에 힘입어 큰 규모의 은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하고 있고, 우량기업들의 펀드발행도 재개돼 돈이 풀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전했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시중은행도 외화차입에 전력을 쏟고 있다. 3500만달러 규모의 유로화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국민은행은 이날 북미·유럽계 은행 4곳에서 모두 2억1000만달러어치의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말 캐나다 은행 2곳에서 1억2000만달러를 차입한 하나은행은 이달들어 6500만달러를 추가로 확보했다. 연말까지는 단기물 4000만달러, 중장기물 5000만달러의 외화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미국·유럽계 은행과 올해 안에 진행 중인 안이 몇 건 있다"며 "내년에도 해외 금융회사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용할 여지도 있지만 글로벌 실물경제의 회복 여부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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