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상징에 왜 그리 동물이 많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12.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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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사자·말·숫양...종류도 사연도 제 각각

자동차 상징에 왜 그리 동물이 많아?


"척 보면 압니다." 흘러간 유행어처럼 자동차도 엠블럼을 보면 어떤 브랜드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똥차'도 BMW 동그라미만 박히면 1억원에 팔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특히 동물 문양을 본 딴 엠블럼들은 유독 튄다. 맹수에서 양까지 종류도 많고 사연도 다양하다.



영국 차 재규어는 말 그대로 정글의 맹수 재규어에서 따 왔다. 회사명부터 로고, 엠블럼까지 모두 한 동물을 적용하는 유일한 브랜드다. 보닛에 재규어가 뛰어 오르는 모습의 '리퍼'가 달려 한 눈에 브랜드를 알아 볼 수 있다.

차 자체도 재규어를 닮았다. 재규어의 눈과 몸매는 헤드램프와 보닛의 곡선에서 재현됐다. 심지어 엔진소리조차 재규어의 '갸르릉'하는 울음소리와 닮기 위해 노력한다. 설립자 윌리엄 라이온스가 1945년 재규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05년부터는 본사차원에서 멸종위기의 재규어를 구하기 위한 '재규어 보호기금 마련'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사자도 있다. 프랑스 대표브랜드 푸조의 상징이다. 사자는 1850년 푸조 공장이 설립된 벨포르 지역의 수호동물로 유명했다. 이 지역 프랑쉐 백작 가문의 방패와 깃발의 문장도 사자였다.

자동차 상징에 왜 그리 동물이 많아?
처음에는 사자의 발 아래 화살이 놓여진 엠블럼을 사용하다가 1936년에 방패 모양 안에 사자가 들어 있는 문양을 거쳐 1980년부터 격투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현재의 엠블럼은 2002년 디자인됐다. 푸조측은 "사자 엠블럼을 사용한 것은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만들기 훨씬 전이지만 150년이 지난 지금도 강인한 이미지가 회사와 어울린다"고 말한다.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점에서 자동차와 가장 흡사한 말도 빠질 수 없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뛰어오르는 말이 엠블럼이다. 이 문양은 1차 세계대전의 영웅 조종사 프란체스코 바라카가 비행기에 그려 넣었던 무늬였다. 당시만 해도 비록 전쟁이지만 기사도 정신이 남아 있어 각자의 비행기에 자신을 상징하는 문양을 그려 넣기도 하고 추락한 적을 죽이지 않는 등 '예의'가 남아 있었다.

1923년 자동차 레이서였던 창업자 엔초 페라리가 사비오 레이스에서 우승 후 우연찮게 바라카의 부모를 만나게 됐고 이것이 인연이 돼 바라카 집안은 페라리에게 엠블럼을 선물했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브랜드 닷지는 상징이 숫양이다. 원래 일부 승용 모델과 상용차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엠블럼이었지만 공교롭게 이 모델들이 하나같이 잘 팔려 경영진이 1990년대 후반부터 전 모델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숫양의 대담성과 파워가 좋은 이미지를 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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