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표 악화 딛고 이틀째 '뒷심'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0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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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판 탄력, 2%대 반등...금융·소매 관련주 두각

미 증시가 경지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장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지만 금융주와 소비관련주의 반등세가 지수를 플러스권으로 끌어올렸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72.60포인트(2.05%) 상승한 8591.6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21.93포인트(2.58%) 오른 870.74, 나스닥지수는 42.58포인트(2.94%) 올라선 1492.38로 장을 마쳤다.



개장을 전후해 발표된 고용지수와 서비스업 지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추수감사절 이후 온라인 쇼핑이 큰 폭 증가했다는 소식에 소매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모기지채권 매입 계획을 발표한데 따른 효과로 지난 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기록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주 강세도 두드러졌다.

오후들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이 발표되면서 한때 지수가 마이너스권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베이지북은 경기둔화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으며 소매업체들의 연말 매출 대목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이미 이같은 악재가 주가에 반영될만큼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이날 최고점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애벌론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딜로는 "매도압력은 상당히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시장은 (현재의 침체상황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컨설턴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프 뷰토는 "이같은 반등은 기대심리를 반영한 것일뿐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지속시킬만한 요인은 아직 발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소매-'사이버 먼데이' 실적 양호, 금융-모기지 신청 증가

금융주와 소매관련주가 업종지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전자상거래 조사업체인 컴스코어는 지난 1일 소위 '사이버 먼데이'에 미국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판매가 전년 대비 15% 증가한 8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매출규모다.


이에따라 아마존 닷 컴이 9.7%급등하고 이베이도 3% 가까이 오르는 등 전자상거래 업체를 중심으로 소매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이 8.3% 상승하는 등 금융주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지난 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기록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금융경색 회복과 주택경기 활성화 기대가 금융주 강세로 이어졌다.



지난주 FRB는 6000억달러를 투입,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모기지은행연합회(MB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융자 신청지수가 전주 대비 무려 112% 뛴 857.7을 기록,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우량 신용등급 채무자에게 적용되는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연 5.5%로 떨어졌다.

◇고용-서비스업 경기 '사상최악' , 경기침체 미 전역 확산

사이버먼데이 매출과 모기지 신청건수를 제외하면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어두운 소식들이 주종을 이뤘다.



11월 서비스 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감소로 사상 최대폭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수는 37.3을 기록했다. 지수 집계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최저치다.

실업률 상승과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미국인들은 가전제품 구입에서부터 외식에 이르기 까지 모든 지출을 줄이고 있다. 판매 급감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고용시장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고용시장 악화를 반영해 개장 전 발표된 11월 ADP 민간고용은 25만명 줄어들어 200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는 20만5000명 감소로 발표치는 예상치도 큰 폭 하회했다.



경기 침체의 심화로 씨티그룹에서 부터 제너럴모터스(GM)에 이르기까지 전 업종에서 대폭적 감원이 단행돼 고용지수 악화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을 통해 10월중반 이후 지난달 말까지 12개 연방은행 관할 지역 전체에서 경제상황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서비스와 제조업 모두 경기위축의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농업부문 경기는 작황은 호전된 반면 향후 가격전망 우려로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일하게 호황을 보이고 있는 부문은 파산 서비스라고 연준은 전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2주전에 발표되는 베이지북은 금리결정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15~16일 열리는 FOMC에서는 현재 1%인 기준금리를 0.5%로 낮출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유가, 4년만의 최저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하락하며 4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물러섰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7센트(0.4%) 하락한 46.79달러를 기록했다. 마감가격기준으로 2005년 2월 이후 최저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이 발표한 지난주말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대비 40만배럴 감소한 3억2000만달러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지만 고용감소 등 지표부진으로 상쇄돼 유가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주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감산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17일 다시 감산을 논의하기로 한 점도 유가 약세를 가속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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