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위기 얼마나 지속될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12.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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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금융강국 KOREA] 2부 - 위기는 기회다 <1>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직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 역대 경제수장들은 최근 위기가 2~3년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최근 서울대 강연에서 "자산디플레이션과 기초수지 악화로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렵고, 최소한 2년 이상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도 현재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것이라며 효율적인 정부정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한 회견에서 "이번 금융위기는 최소 2~3년 이상 갈 것이 확실해 보이니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가들의 시각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감소한다면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면 물가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형 장기 불황도 생각해봐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금융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은 국내외 실물경제 침체가 그만큼 걱정스럽다는 점에서다. 외환위기는 1997년 발생한 지 1년여 만에 수습됐다. 일부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장단기 자금차입에서 문제가 촉발됐을 뿐 실물경제에는 큰 이상이 없어서 기간이 짧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위기는 그러나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데다 실물경제 위기까지 동반했다는 점에서 해결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또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카드발 신용대란이 초래됐다는 점에서 올 2분기 현재 660조원 이상인 가계대출의 부실화 우려를 걱정하는 시각도 적잖다. 가계대출의 상당액은 부동산이 차지한다.

아울러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선 국내상황 못지않게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중요한데, 최근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위기의 진앙인 미국은 최근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위기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예상도 한다. 주요국 정부가 전례 없이 과감한 조치를 내놓고 있어 의외로 위기가 빠른 시일내 수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금융공황의 전면적 확산은 없고 위기의 끝은 1∼2년 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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