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자 '신입사원 공개채용' 공고를 냈던 건설사들이 돌연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100대 건설사 중 올 하반기 신입 공채 모집 공고를 낸 업체는 34곳으로 예년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이 채용 과정 도중에 일방적으로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뒤로 미뤄 취업 준비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공순위 20위권의 삼환기업 (1,100원 ▼250 -18.5%)은 지난 8월부터 신입 모집 채용을 진행해 오다 지난달 1차 면접까지 마친 상태에서 모집 계획을 취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황이 안 좋아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취소했다"며 "추후 신규 채용을 할 경우 이번 응시자들에 대한 배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모집 공고를 낸 남광토건 (6,400원 0.00%)의 경우 서류 전형만 마친 채 모집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회사 측은 "아직 추후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며 "바로 전형이 이어질지 올해를 넘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미 신규 채용 공고를 낸 일부 다른 중견 건설사들도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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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건설사들이 채용 일정 취소나 연기 사실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여 지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취업 준비생은 "아무리 경기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일단 공고를 냈으면 합격자 수를 줄여서라도 뽑든지, 아니면 채용 취소 공지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구직자는 "시장이 악화되다 보니 아무래도 구직자들이 찬밥 신세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입 채용은 교육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 건설사들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