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취소' 구직자 울리는 건설사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08.12.0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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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처음부터 뽑는다고 하지나 말지…"

건설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자 '신입사원 공개채용' 공고를 냈던 건설사들이 돌연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100대 건설사 중 올 하반기 신입 공채 모집 공고를 낸 업체는 34곳으로 예년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이 채용 과정 도중에 일방적으로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뒤로 미뤄 취업 준비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해당 건설사는 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닥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 그러나 입사 지원자들은 전형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허비했고, 또 다른 취업 응시의 기회를 놓치게 됐다며 채용 취소 기업을 비난했다.

시공순위 20위권의 삼환기업 (1,100원 ▼250 -18.5%)은 지난 8월부터 신입 모집 채용을 진행해 오다 지난달 1차 면접까지 마친 상태에서 모집 계획을 취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황이 안 좋아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취소했다"며 "추후 신규 채용을 할 경우 이번 응시자들에 대한 배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 (3,885원 ▼75 -1.89%)도 인턴제 형식으로 일부 신입 사원 모집을 했다 지난 9월말 수료자 20% 정도를 불합격시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경기 여파로 예년에 비해 최종 합격 인원이 줄었으며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모집 공고를 낸 남광토건 (6,400원 0.00%)의 경우 서류 전형만 마친 채 모집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회사 측은 "아직 추후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며 "바로 전형이 이어질지 올해를 넘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미 신규 채용 공고를 낸 일부 다른 중견 건설사들도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들이 채용 일정 취소나 연기 사실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여 지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취업 준비생은 "아무리 경기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일단 공고를 냈으면 합격자 수를 줄여서라도 뽑든지, 아니면 채용 취소 공지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구직자는 "시장이 악화되다 보니 아무래도 구직자들이 찬밥 신세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입 채용은 교육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 건설사들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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