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줄기세포로 악성뇌종양 치료"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12.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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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팀

국내 의료진이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해 악성뇌종양을 치료하는 길을 열었다.

전신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3일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 중 하나인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 뇌종양 세포를 추적한 후 파괴하는 방식으로 악성뇌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악성뇌종양은 수술이나 항암ㆍ방사선치료로도 예후가 불량해 평균 생존기간이 1~2년에 불과한 질환이다. 중간엽줄기세포는 골수와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채취되는 줄기세포의 하나로 체내에는 대략 100만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치료법은 줄기세포가 몸 속 종양세포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이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암세포를 파괴하는 특정 유전자의 운반체로 줄기세포가 쓰여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신경줄기세포의 경우 몸 속에서 채취하기 어려운데다 윤리적 제한이 있고, 골수에서 추출하는 중간엽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골수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획득이 쉽고 동종 간 이식 시 면역학적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가 쓰이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세포사멸유도물질'을 분비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뇌종양을 일으킨 쥐 뇌에 이식한 결과, 이식된 세포들이 종양부위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세포사멸유도물질을 분비, 대조군에 비해 뛰어난 항암효과를 보였으며,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켜 실험쥐의 생존율을 높였다고 보고했다.


전신수 교수는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가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됐다"며 "앞으로 임상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향후 뇌종양 뿐 아니라 백혈병이나 유방암, 위암, 간암 등 고형암이 전이된 경우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암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1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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