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아이엠에프 때보다 훨씬 더하지예. 현대차 안되면 중소기업들 전부 다 안되고 그라머 자영업자들까지 다 타격 아잉교. 울산이 소득 4만불 어쩌고 하는건 안 맞는 얘깁니더"
현대차 (239,500원 ▲2,500 +1.05%)에서 25년을 근무하다 98년 IMF구제금융 사태 직후 회사를 떠났다는 개인택시 운전사 이모씨(61)는 2일 최근 울산의 분위기를 전하며 고개를 저었다. "택시도 손님 많이 줄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2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열린 경영설명회가 잠시 정회되자 참석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간 휴식 시간에 노사가 삼삼오오 뒤섞여 "답답하네", "답이 안 나온다"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5시가 넘어가고 노을이 어둠으로 바뀔 무렵 울산공장 명촌문과 제4공장 문 등에는 공장을 나서는 근로자들이 탄 승용차와 자전거, 오토바이가 길게 늘어섰다. 이른 퇴근이다. 이달 들어 잔업이 없어진 2, 4, 5공장 근로자들 9000여명이 평소보다 2시간 앞서 일찌감치 업무를 마감한 탓이다.
↑2일 오후 5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잔업 없이 퇴근하는 직원들을 태우고 갈 버스가 이동하고 있다.
두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40대 근로자는 "잔업과 특근이 다 없어져 당장 이번 달부터 손에 쥐는 월급이 80만원 넘게 줄어드는데 아이들 학원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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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상인들도 걱정이다. 울산 북구 명촌동에 있는 한 고깃집 주인은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이번 불황이 길어질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현대차 관리직 사원도 "문제는 내년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울산의 겨울밤은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