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본격화… 내년초 실업대란 우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2.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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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설비투자 조정압력 -1.6%→6% '인력잉여' 나타내

지난달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내년 1월에는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대란'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내년 2월에는 대학 졸업생들까지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향후 실업난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평균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지난 9월 -1.6%에서 10월 6.0%로 급증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제조업 생산능력지수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에서 제조업 생산지수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을 뺀 것이다. 이는 설비와 인력이 얼마나 남아도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기업들이 잉여설비 또는 잉여인력을 줄일 유인도 커진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갑자기 커진 것은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이 지난 9월 4.5%에서 10월 3.1%로 낮아지는데 그친 반면 생산지수 증가율은 9월 6.1%에서 10월 -2.9%로 급격히 떨어진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과잉 설비투자가 문제가 된 것과 달리 지금은 생산량 자체가 줄고 있는 셈이다. 10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0%로 지난 6월(80.5%)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부문의 생산이 전년동월 대비 13.6%, 2.5%씩 줄었다.

이는 경기침체에 대해 기업들이 감산으로 우선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말 일부 생산라인의 주말 특근과 주중 잔업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감산 수순에 들어갔고, GM대우자동차는 지난 1일부터 35일간 부평2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감산으로 인해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급증하면 대개 3개월 뒤부터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생산이 줄어 설비가 남아도는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설비와 함께 그와 관련된 인력을 축소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는 것은 경기동행지표에 반영되지만,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면 약 3개월 뒤인 내년 1월부터는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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