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자본확충을 권고받은 회사는 생보사 9곳, 손보사 6곳이다. 이들은 올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상반기 결산달인 9월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밑도는 회사다.
올들어 11월까지 보험사들이 확충한 자본은 1조1621억원에 달한다. 생보사가 7607억원, 손보사가 4014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12월에도 생·손보사들은 6953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밑도는 15개 보험회사 중 공개적으로 자본확충 계획을 밝힌 곳은 ING생명과 미래에셋생명, 하나HSBC생명 등이다.
지급여력비율이 128.8%인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안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권고가 들어오기 전부터 유상증자가 검토됐다"며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지급여력비율이 200% 가까이 올라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나HSBC생명도 200억~3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할 방침이다. 크리브 바니스터 HSBC그룹 보험부문 총괄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만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면 서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9월말 현재 하나HSBC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12.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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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뉴욕생명이 300억원의 자본확충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생명은 245.4%로 지급여력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여유 있을 때 미리 자본을 확충해 더욱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사 중에서는 제일화재가 자본확충이 시급하다. 제일화재는 9월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118.5%로 1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제일화재는 당장 증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제일화재 관계자는 "대주주가 한화 쪽에 의결권을 이양한 상황에서 증자할 여력이 없다"며 "일반투자자들을 증자에 참여시키더라도 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고 있어 전량 소화하기 힘든데 나머지 물량을 대주주가 받을 여력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제일화재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화손해보험과 합병한 후 증자를 검토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화손보와 합병이 빠른 시일 내에 성사되기 힘든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금감원에 사업비를 절감하고 이익을 극대화해 지급여력비율을 150%에 맞추겠다고 보고했다"며 "지급여력이 악화된 것도 새누리저축은행의 적자를 메꾸느라 허덕인 탓인데 새누리저축은행을 한화그룹이 인수했기 때문에 이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급여력비율이 141.4%를 기록하는 롯데손해보험은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그린손해보험은 지급여력비율이 162.3%로 150%를 넘는 수준이지만 500억원 수준의 자본확충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