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자전거도로부터 만들어야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08.12.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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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발표회서 쓴 소리.."의욕만 앞선 정책 아닌가, 부처이기주의도 걸림돌"

"녹색성장이요? 자전거도로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녹색성장 전략 발표회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쓴 소리가 잇따랐다. 의욕만 앞서 모든 것을 다 하려다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다. 정부 이기주의로 정책이 제대로 성사되지 못했던 과거의 전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식경제부는 2일 서울 중앙우체국(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에서 녹색성장 산업발전 전략발표회를 개최했다. 발표회 뒤 가진 패널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박종식 삼성지구환경연구소장은 "8·15 경축사 이후 짧은 시간 내에 광대한 전략을 만든 것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은 너무 광대하고 복잡해 이해하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국민들이 체감적으로 녹색 성장을 느끼려면 식생활구조부터 고민해야 한다. 국·밥 등 불을 펴서 요리하는 식생활부터 녹색성장에 방해가 된다. 국가전략으로 녹색성장을 삼자면 국민의 입장에서 느끼도록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심각한 것은 자동차 배기가스인데 이를 대체하려면 자전거타기 운동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자전거 생산시설은 모두 중국에 있고 국민들이 자전거를 타려해도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산업 시설의 에너지 효율성은 전세계적으로 유례없을 만큼 효율이 높다"며 "여기서 더 에너지 효율을 높이라고 주문하는 것보다 녹색성장을 위한 걸림돌(보틀넥)이 어디인지를 진단하는 데에서 정책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중우 유한킴벌리 환경경영연구소장은 "이번 정책안은 굉장히 야심차게 무모할 정도로 모든 것을 다 포함시켰다"며 "이렇게 큰 일을 할 때마다 지식경제부, 환경부, 국토해양부등이 함께 가는 듯 하다가 다시 따로 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분적으로 보면 허술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큰 틀안에서 산업과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이를 통합하는게 가장 큰 문제다"며 "소모적인 경쟁이 아닌 발전적인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우리가 쉽게 일본과 비교하는데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GDP는 5배, 인구는 2.5배 많다"며 "일본에 비해 1/5, 1/2.5의 재원만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찾아 이를 집중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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