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28일(14: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쌍용건설 (0원 %)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동국제강이 240억 원의 입찰보증금과 경영진 배임죄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본 입찰 당시 제안한 가격은 주당 3만1000원. 매각 지분(50.1%)을 사기 위해선 4620억 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입찰 당시 2만 원대의 주가가 석 달 새 6000원대로 폭락한 것이 문제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주주들의 압박으로 인해 쌍용건설 매각 측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에 큰 폭의 할인을 요구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캠코 역시 정부를 대행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어 예정된 5% 이상의 할인율을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현 입찰 가격대로는 쌍용건설 인수가 부담스러운 동국제강이 계획을 포기할 수도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이미 캠코에 납부한 입찰보증금을 잃는 것도 큰 손해다. 동국제강은 지난 7월 우선협상자 지위를 확보하고 정밀실사에 돌입하면서 240억 원 가량의 보증금을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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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내부의 사유로 인해 인수 작업을 중단할 경우 캠코는 입찰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입찰보증금을 떼일 각오를 하지 않고는 인수계획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5일까지 가격협상 시한을 두 차례 연기했지만 마땅한 해답을 찾지 못해 시한을 12월 2일까지 재 연장했다. 만약 동국제강이 5% 이내의 할인한도 내에서 인수를 결정하면 주당 3만 원가량의 가격에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우선매수권을 청구할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1%라도 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동국제강은 경영권 확보 실패를 이유로 전체지분의 인수를 거절할 수 있다. 이때는 거래파기의 귀책사유가 캠코에 전가되기 때문에 동국제강이 입찰보증금도 돌려받을 수 있다.
동국제강에 맞서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동국제강이 인수를 강행하면 우리도 우선매수권을 활용할 방침이었지만 최근 전략적인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며 "동국제강이 리스크를 알고도 3만 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 만큼 마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