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李대통령, 4차 라디오 연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12.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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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주 미국과 남미를 순방하고 돌아왔습니다. 남미를 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광대한 땅, 풍부한 자원, 또한 한류에 호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가능성도 보았습니다. “이런 땅에 적극 나가지 않으면 우리가 어디로 가겠는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난 브라질, 페루, 콜럼비아, 그리고 칠레의 대통령들은 모두가 경제 마인드로 가득 찬 분들이었고, 그래서 말이 쉽게 통했습니다.

그 분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적극적인 진출을 요청했습니다. 이번에 저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페루까지 오신 콜럼비아 대통령은 구체적인 협력을 위해 꼭 한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우리에게 큰 시장이 될 이들 나라에 기업진출을 돕기 위해서 이번에 가지 못한 나라들은 반드시 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많은 현장을 둘러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가운데 우리의 젊은이들을 떠올렸습니다.

패기 있고 실력 있는 우리 청년들이 이런 곳에 거침없이 나가서, 경험을 쌓고 견문도 넓히며 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우리 청년들을 생각할 때 마음이 무겁습니다.

청년 실업은 청년들만의 고통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의 고통이고, 또한 국민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나라의 큰 걱정거리입니다.



실력있는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 마음 역시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사실 청년실업이 높은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현상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7% 정도인데 비해 선진국들은 대부분 10%가 훨씬 넘습니다.

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있는 힘을 다해서 나라 안팎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을 돕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청년들에게도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은 생각을 새롭게 해 신발끈을 조이고, 어디든 용기있게 뛰어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탓하면서 잔뜩 움츠린 채 편안하고 좋은 직장만 기다리는 것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극히 일부 젊은이들의 이야기겠습니다만, 임시직으로 일할망정, 지방 중소기업에는 취업하려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긴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의 강점이 무엇입니까? 도전해서 부딪치고, 몇 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또 도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전해보지 않는 사람보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에게 더 큰 희망이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습니다. 냉난방이 잘 되는 사무실에서 하는 경험만이 경험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면서 얻는 경험이 더 값진 경험이 될 수가 있습니다.

저도 역시 그러했습니다. 나중에 대한민국 최대 기업이 됐지만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그 회사는 종업원이 불과 90명 남짓 되는 중소기업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처음 배치되어 갔던 곳은 밀림 속의 정말 고달픈 건설 현장이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생이 많았지만 그 고생을 저는 참고 견디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 젊은 나이에 얻었던 경험이 이후에 난관을 겪을 때마다 두고두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세계적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여러분이 1년이고 2년이고 새로운 경험을 쌓겠다는 각오로 국내든 해외에서든 부딪쳐보고 도전하겠다는 투지가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 넘쳐나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적극적으로 벽을 허물고 자신을 낮춰 기름때를 마다하지 않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희망은 야무진 각오로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있다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도 젊은이들이 일하고 배우고 도전할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우선 가깝게는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지원센터를 찾아 상담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거기서 개인별 취업계획도 세워보고, 맞춤형 취업서비스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정부는 청년실업을 줄이기 위해 나라 안팎의 다양한 취업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최대한 지원할 것입니다.



몇가지 소개를 드려 보겠습니다. 당장 내년에 ‘청년인턴제’를 도입해서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또 미래 산업의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미래 산업 분야 청년리더 10만명 양성 계획’을 조기 시행하기 위해 내년에만 7500억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학자금을 빌린 뒤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4000여명을 위해 신용회복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저소득 청년층 만 명에 대해서도 ‘뉴스타트 프로젝트’를 가동해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이 글로벌 시대에 우리 젊은이들은 해외에 더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프리카든 중동이든 중남미이든 현지 말을 할 줄 하는 인재가 있다면 아마도 서로 데려갈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해외 진출 기회도 많이 넓히겠습니다.

우선 ‘글로벌청년리더 10만명 양성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5년 동안 자원봉사나 인턴, 취업 등의 목적으로 우리 젊은이 10만명을 해외로 내보낼 계획입니다.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18개월 미국 연수 프로그램도 여러분을 돕게 될 것입니다.

현재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프랑스와 연 3만명 수준에서 운영중인 워킹홀리데이도 2012년까지 13개 나라에 6만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남미 순방을 통해 칠레와도 대학생 교류를 늘리기로 합의했는데 앞으로도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우리 젊은이들이 더 많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문을 넓혀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또한 젊은이 여러분!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이 저의 가장 중요한 국정 가운데 하나라는 것 한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청년 여러분도 함께 노력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할 수 있다는 의지, 하면 된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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