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초기화면 개방전략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11.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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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기술 공개에 메인화면 트래픽까지 개방...흥행 여부는 '미지수'

내년 1월 1일부터 '네이버' 초기화면을 이용자 입맛대로 꾸밀 수 있다. 자신이나 친구의 블로그, 가입된 카페에 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초기화면을 구성할 수 있고, 관심있는 뉴스만 선택해서 볼 수도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28일 2009년 1월 1일부터 네이버 초기화면을 대폭 개편해 '나만의 초기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네이버는 개편될 초기화면도 처음 공개했다. 현재 네이버 초기화면은 네이버 홈페이지 운영자가 선택한 정보만 볼 수 있지만, 개편될 초기화면은 이용자가 선택한 정보만 볼 수 있도록 사이트 편집권한이 이용자에게 대폭 이양된 모습이다. 특히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나 블로그뿐만 아니라 다음 등 다른 포털에 개설된 카페나 블로그도 네이버 초기화면에서 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개방'시킨다는 점도 눈에 띈다.

관심있는 언론사 뉴스만 골라볼 수도 있고, 관심있는 정보를 묶음형태로 만들어 웹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정보를 묶은 것을 일명 '캐스트(정보모음)'라고 하는데, 네이버는 내년 3월부터 이런 방식의 '오픈캐스트'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오픈캐스트'는 사용자 입맛에 맞는 캐스트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직접 발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정보유통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가 내년 1월1일 정식 오픈할 새로운 메인화면.↑네이버가 내년 1월1일 정식 오픈할 새로운 메인화면.


◇네이버 초기화면 뭐가 달라지나

이날 공개된 네이버의 새로운 초기화면은 네이버의 자체 편집권을 대폭 축소하고 대신 이용자들에게 이를 전격 개방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그동안 네이버가 골라준 정보 콘텐츠만 볼 수 있었던 반면, 새로 개편된 초기화면에선 언론사나 다른 이용자 혹은 이용자 자신이 고른 콘텐츠로 '나만의 초기화면'을 꾸밀 수 있다.


가령, 이용자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언론사를 직접 선택해 기사를 볼 수 있다. 현재 네이버와 제휴된 43개 언론사 중 최대 7개까지 고르면, 7개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제목들이 번갈아 노출된다. 이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웹사이트로 직접 연결돼 뉴스를 볼 수 있다.

내년 3월부터 서비스되는 '오픈캐스트'는 더 개방적이다. 오픈캐스트는 다른 이용자나 전문가가 웹에서 가치있는 정보 링크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정보쪽지(캐스트)'를 메인화면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정치, IT, 취미 등 14가지 카테고리 영역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캐스트를 고르면 된다. 또 네이버 이용자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캐스트를 발행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네이버 초기화면에서 다음이나 싸이월드 이용자의 콘텐츠도 마음대로 볼 수게 된다.

그동안에는 일부 언론사를 골라 볼 수 있도록 개편된 뉴스박스 코너를 제외하곤 모든 이용자들에게 동일한 초기화면이 보여졌지만, 앞으로는 3300명의 네이버 이용자 모두 제각각 다른 네이버 초기화면을 보게 되는 셈이다.

◇초기화면 왜 개방했을까?



네이버 초기화면 개방은 그간의 '울타리' 콘텐츠 전략에서 벗어나 과감한 서비스 개방을 정보유통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개방에 따른 위험부담도 없지 않다.

초기화면은 아직까지 인터넷 서비스의 수익과 직결되는 '트래픽'의 일차관문이기 때문이다. 초기화면에 몰려든 트래픽을 자체 서버 대신 각 언론사와 중소 독립사이트, 심지어는 경쟁포털 콘텐츠 영역으로 분산해버린다면, 수익기반 자체가 흔들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이보다는 '실(失)'보다는 '득(得)'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먼저 언론사와 중소 콘텐츠업체들과 트래픽을 공유함으로써 그간의 '트래픽 독점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더욱이 이 기회에 메인화면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들에게 아예 넘겨버림으로써 네이버를 꾸준히 괴롭혀온 정치적 견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반면, 이용자들이 한 곳에서 네이버 내외부 콘텐츠를 막론하고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포털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트래픽은 다소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강력한 인터넷 관문으로 자리잡겠다는 의도다. 네이버의 이번 메인화면 개편을 두고 명분과 실속을 한꺼번에 노릴 수 있는 '양수겸장' 카드로 읽히는 이유다.

◇개방이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그러나 네이버의 개방화 전략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만큼 실험적이기 때문이다.

오픈캐스트 서비스의 경우, 가치있는 정보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파워 캐스터를 얼마나 활성화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또 누구나 자유롭게 캐스트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악용한 광고스팸 문제나 불법 콘텐츠 링크 등 새로운 형태의 어뷰징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NHN측은 "당연히 온라인서비스공급자(OSP)로서 책임감을 갖고 모니터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카페, 블로그 등 UCC 서비스 공간에서조차 저작권 위반 혹은 불법 콘텐츠 문제가 여전히 네이버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형국이다.



언론사와의 트래픽 공유를 취지로 내놓은 뉴스캐스트 서비스의 경우에도, 제대로 된 대책없이 강행했다가는 과거 아웃링크제 도입이후 한차례 뜨거운 논란을 빚었던 뉴스 어뷰징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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