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년만에 '순채무국' 전락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1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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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외채비율 94.8%, 환율방어에 부담

한국이 8년여 만에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돌아섰다. 단기외채가 늘어난 반면 장기외채는 줄어 들어 채무 구조도 악화됐다. 글로벌 유동성 위기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회수하고 있어 당분간 순채권국으로 전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마이너스(-) 2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채권 규모는 작년말 355억3000만 달러에서 올 6월말 17억달러로 크게 줄어 순채무국 전환이 예상됐었다.



한국, 8년만에 '순채무국' 전락


순대외채권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 마이너스(-) 680억8000만 달러에 이르렀으나 2000년 1분기말을 기점으로 플러스로 전환해 줄곧 채권국 위치를 지켜왔다. 2000년 2분기에 2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20005년 말 1291억900만달러, 2006년말에 1208억4000만달러까지 늘었다.

9월말 대외채권은 3999억9000만 달러로 지난 6월말에 비해 223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대외채무는 4250억9000만달러로 집계돼 3개월새 44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는 129억4000만 달러 증가한 데 비해 장기외채는 84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단기외채비중은 6월말 42.0%에서 44.6%로, 유동외채비율은 85.6%에서 94.8%로 상승했다. 유동외채가 늘어날수록 외환당국은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동원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은은 유동외채 중 1년 이내 만기도래 선물환관련 환헤지용 해외차입분(약 496억달러)를 빼면 유동외채비율은 74.1%라고 추정했다.

9월말 현재 한국의 대외투자 잔액은 5410억2000만달러로 6월말에 비해 425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기간 중 해외주가하락으로 보유주식의 평가손실(192억5000만달러)이 크게 발생했고, 통화당국의 스와프시장 참여확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184억3000만달러(거래요인+비거래요인)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2006년말 2389억6000만달러에서 2007년말 2622억2000만달러로 늘었으나 올 들어 크게 줄고 있다. 올 6월말 2581억 달러, 9월말 2396억7000만달러까지 낮아졌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직접투자의 대부투자, 선박수출선수금, 환헤지용 해 외차입금 등 상환부담이 적은 외채(1112억달러)를 제외하면 순대외채권이 861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의 직접(지분)투자 재유입 등이 이뤄지면 급속히 채권국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채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외국인의 지분성투자가 최근 크게 순회수됨에 따라 외채의 감소 없이 대외채권(자산)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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