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주들 "정경분리해 해결해야"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8.11.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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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정, 분하고 억울… 미래가 없어졌다"

개성공단 기업주들 "정경분리해 해결해야"


북한의 대남 강경조치로 사업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 대표들이 국회의원들을 찾아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이들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며 정부와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국회 중소기업살리기 의원모임(대표 천정배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현황청취를 위한 긴급간담회를 열어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소속 기업 대표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전해듣고 대책을 모색했다.



◇"개성공단 폐쇄 전제 말아야" = 입주기업 대표들은 우선 국내에서부터 개성공단 완전폐쇄 가능성이 거론되는 현상 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창섭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삼덕통상 대표)은 "국내 언론에서는 북측이 다음 시나리오로 개성공단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북측에서는 우리 기업에 많은 배려를 한다"며 "남북관계가 최악인데, 삐라문제 등 북한을 너무 자극하면 곤란한 상황이 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유창근 부회장(SJ테크 대표)도 "언론과 국회 등은 마치 2차 시나리오가 있는 것처럼 개성공단 폐쇄를 전제로 하는데 북측은 분명히 보장을 한다고 했다"며 "조업중단 위기를 맞고 상품 주문과 발주도 사라져 2009년 미래가 없어졌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들은 또 보험을 통한 보상대책 등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오히려 불만을 드러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입주기업 입장에서 보상은 이야기한 적도 없고 꿈에도 생각하기 싫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경분리'해 접근해야" = 입주기업 대표들은 정치적 관점이 아닌 경제적 관점에서 현상황이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 회장은 "개성공단 문제 해결은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개성공단 사업이 국내 산업과 연계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부분을 널리 알려 공단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배해동 태성산업 대표도 "정치적인 상황에서 개성공단이 영향을 받아 안타깝다"며 "개성공단이 정치와 별도로 경제특구가 될 수 있도록 차제에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입주기업의 대표는 "입주 기업들이 좌로 편향된 성격이 있어서 입주 당시 정부에 영합해 특별한 인센티브를 받은 것처럼 호도된데 분하고 억울하다"며 "연민을 가져줄지언정 우리를 이념적 색깔로 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의원들 "개성공단 살리겠다" = 입주기업들의 절박한 하소연을 전해들은 국회의원들은 초당적으로 협력해 개성공단을 살려내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살리기 의원모임 대표인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개성공단이 잘못되면 88개 입주업체뿐 아니라 수천개의 협력업체들도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최소한 개성공단을 살리는 문제 만큼은 초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박지원 의원은 "남북교류협력이라는 대세가 분명하기 때문에 며칠 지나면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희망적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강하게 문제제기 하고, 기업들도 이익을 강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업 대표들을 위로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도 "너무 안타깝고 도움이 안돼 죄송하지만 개성공단이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남측에서 적극적으로 정경분리 원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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