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까지 은행 자본확충 지원 검토

서명훈 이상배 기자 2008.11.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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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까지 은행에 자금 투입해 자기자본 확충 지원
- 은행 BIS 자기자본비율 끌어올려 기업 대출에 적극 나서도록
- 한국은행, 정부 발행 국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투입 검토

정부가 시중 은행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올 연말까지 자금을 투입해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한국은행이 직접 매입, 재원을 마련한 뒤 시중은행에 투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아 실물경제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한데, 시중은행이 자기자본 확충에 매달려 기업 대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의 고민을 해결할 몇 가지 조치를 취할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지원해 주면 시중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올라가게 되고, 여유가 생긴 은행이 두려워하지 않고 기업에 대한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시중은행들이 BIS 비율 유지에 매달려 기업 대출에 나서지 못하고, 이 때문에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BIS 비율은 은행이 대출·보증 등 위험이 있는 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을 얼마나 쌓아놓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국제적인 건전성 지표인데, 최소 8%는 넘겨야 한다. 그러나 국제결제은행과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BIS비율을 12% 이상 쌓도록 권고하고 이보다 떨어질 경우 신용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최근 기업도산 등이 잇따르면서 일부 은행의 BIS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하향추세가 뚜렷해지자 은행들은 신규대출을 자제하고, 기존대출을 회수하는 등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은행 자기자본 확충의 방안으로는 국채발행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은행지원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이를 한국은행이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은행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수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행에게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만 한국은행도 외국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하는 조치를 보면 통상적으로 해 오던 것으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은행에 대한 정부의 자본투입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구제금융 재원 7000억 달러 가운데 2500억 달러를 은행 자본 확충에 투입했고, 독일은 800억 유로, 영국과 프랑스도 각각 474억 유로와 400억 유로를 은행 자본 확충에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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