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모셔라 '역 전세대란'

머니투데이 임성욱 MTN기자 2008.11.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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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요즘 서울 강남지역에선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을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에 입주물량은 쏟아지면서 전셋집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역전세난'입니다. 임성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의 3천 4백 가구 재건축 아파틉니다.

재건축 기간 동안 잠시 주변 아파트에 전세로 살던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로 옮겨가기 위한 준비에 분주합니다.



조합원들을 떠나보낸 주변 아파트 전셋값은 폭락하고 있습니다.

맞은편 이 아파트 105제곱미터형의 전세값은 2억6천만 원으로 두 달 만에 4천만 원이 떨어졌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억 원이나 낮은 가격이어서 보증금을 빼주기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A 공인중개사
"적금 받고 대출 받아서 전세대금 맞춰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잠실에선 올해만 8천 가구의 재건축 입주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기자]
여기에 입주 2년차인 4단지에서 계약이 만료될 물량들이 쏟아져 나올 거란 예측이 전셋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가 없는 이른바 '역전세 대란'입니다.

잠실1단지 재건축 단지의 109제곱미터형은 2억4천만원 선으로 불과 넉 달 전보다 5천만 원이 빠졌습니다.

몇 안 되는 세입자를 '모시기' 위해서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셋값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B 공인중개사
"싸게라도 던져야지. 불안하니깐 우리가 집주인들한테 거꾸로(가격 낮추라고)인식시켜요. 그렇게 안하면 안 나가니깐."

이들 강남지역이 전셋값 하락세를 이끌면서 지난달 서울 전세값은 0.9% 하락해 2004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채훈식 / 부동산써브 리서치센터장
"강남아파트의 경우 입주물량이 많은데다 실물경기 침체까지 이어져 수요자들이 값싼 전세를 선호합니다. 내년도 입주물량 많아 당분간 전셋값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전세 수요를 일으켰던 강북의 재개발 단지 주민들의 이주도 끝나가면서 전세시장의 약세는 남에서 북으로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MTN 임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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