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흠집내기' 너무 합니다"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11.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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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통위원 "정책 당국자로 불확실성 커져" 비판 위한 비판 자제촉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27일 "구조조정 작업과 관련해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써서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통화 공급을 늘린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 나선 뒤 (한은에) 돈을 대라고 하는 게 맞다"며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인데, 정책 당국자들 때문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은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한은의 상황인식이 다른 금융당국과 다르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은 (한은이) 더 앞서가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한은만큼 잘 아는 기관이 있겠냐"고 되물었다.

한은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중앙은행은 항상 확실한 것 외에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잘 모르거나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시장에 흘리면 시장에 불필요한 노이즈(잡음)를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요즘 같은 상황에선 (혼란을) 증폭시켜 버린다"며 "이는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금융당국에 대해 "외곽에서 '한은은 뭐하고 있냐'고 성토할 것이 아니라 정책 당국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최선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각 금융당국이 설익은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등 개인 플레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당국이 언론 등을 통해 '불편한 심기'와 '비판적인 해석'을 흘림으로써 부처간 경쟁이나 알력으로 비춰지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이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에 대해 "시장에서는 (필요한 채안펀드 규모와 관련해) 100조원, 50조원 등의 금액이 거론되고 있는데, 50조원이라 가정한다면 이중 절반인 25조원을 금융권에서 댈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연기금 등의 여력을 감안할 때 10 조원 조성도 어려운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기대감과 희망을 이유로 한은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또 "(개인적인 입장에서) 선제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고, 한은 자체의 개혁을 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은에게 모든 것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함께 "(현 상황에서) 한은마저 흔들리면 희망이 없다"며 한은에 대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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