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고액체납자, 평균 44억 '버티기'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11.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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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신규 고액체납자 800명 공개 "정태수 前회장 등은 일부 징수"

-"누적체납 명단 행정능률 고려 미공개"
- 신규공개자, 총 3조5000억원 체납
- 2004년 이후 채권 등 2766억원 확보

국세청은 26일 총 3조5000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10억원 이상 고액체납자 800명의 신규명단을 공개했다. 1인당 평균 43억75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셈이다.



국세청은 하지만 2004년 최초 공개 이후 4년연속 공개해 왔던 10억원 이상 누적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 공개는 하지않은 채 신규명단만을 내놨다.

이에 따라 2225억원의 세금을 체납해 4년 내내 '체납 1위'를 차지했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과 1073억원을 체납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누적체납 2위) 등의 명단은 물론 납부현황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근 한보철강 전 사장을 포함한 누적체납 '빅3'의 순위변동은 없지만 이들로부터 수십억원의 체납세금 징수 사실이 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허장욱 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은 "올해부터 국세행정의 비능률성 등을 고려해 신규명단만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정태수 전 회장 등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한 사실이 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시민감시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수차례에 걸쳐 공개했던 누적 고액체납자의 명단을 행정의 비능률성만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해 실효성 등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세금 고액체납자, 평균 44억 '버티기'


올해 신규로 공개된 고액 상습체납자는 개인 430명, 법인 370명으로 법인의 경우 참신무역(전체 1위, 1074억원), 골드매니저(전체 2위, 940억원), 동화금은(전체 3위, 576억원), 대신골드(전체 4위, 458억원) 등 금지금(금괴) 관련 업체들이 대거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은 2005년 금지금 사업자를 대상으로 부당환급을 받은 사례가 있었고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체납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또 지속적인 현금위주의 체납정리 노력과 부실과세 방지에 주력, 체납발생액 및 미정리체납액을 큰 폭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납발생률은 2004년 12.2%를 기록한 이후 2005년 11%, 2006년 9.7%, 2007년 8.6%로 하향 추세다. 현금징수액도 2004년 5조4000억원, 205년 6조3000억원, 2006년 6조5000억원, 2007년 6조900억원으로 늘고 있다.

국세청은 신용정보 제공, 금융자산 일괄조회, 이자배닥 소득자료 등 체납인프라를 구축해 은닉재산 추적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골프회원권 보유자료를 재산DB로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08년9월말 현재 2310명으로부터 443억원을 징수하기도 했다.



정이종 국세청 징세과장은 "2004년 명단공개 이후 현금징수와 부동산, 주식, 골프회원권 등 채권확보를 통해 2766억원을 확보했다"며 "경제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성실 중소납세자에게는 세정지원을 강화하고 체납처분을 탄력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액체납자 신규 명단공개자 800명중 98.1%인 785명이 폐업자였다"며 "계속 사업자도 대부분 법정관리 중이거나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체납자가 은닉한 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2006년4월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를 도입, 체납세금을 징수하는데 기여한 신고자에게 최대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세청은 2004년이후 286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이를 통해 65억원의 현금징수와 422억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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