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대주단협약 가입 극심한 눈치보기

더벨 이승호 기자, 길진홍 기자 2008.11.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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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론 '불참' 겉으론 '검토중'… 하위업체 "법정관리가 더 이득" 판단도

이 기사는 11월25일(15: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시공능력 상위 100개 건설사 중 대주단 협약에 불참하는 건설사가 30여개, 가입했거나 검토중인 건설사는 50여개로 집계됐다.



25일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벨(thebell)이 24일과 25일에 걸쳐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 건설사(2007년말 기준)를 대상으로 전화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상위 10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 (32,050원 ▲350 +1.10%)현대산업 (8,070원 ▲80 +1.00%)개발 등이 대주단 협약에 불참하기로 입장을 확정했다.

10위권 밖에서는 엠코, 남광토건, KCC건설, 극동건설, 한양, 정우개발, 이수건설, 반도건설, 티이씨건설, 대성산업, 효성건설 등이 대주단협약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대기업 산하의 토목과 플랜트사업 중심의 건설사(부문)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대우엔지니어링 등도 가입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업계는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부분 대주단 협약에 불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대주단 협약 신청의지는 시공능력 50위를 기준으로 크게 엇갈렸다.


시공능력 1위부터 50위까지 대주단 협약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답한 건설사는 11개사에 불과했지만 50위권 밖에서는 20개사에 달했다.

이처럼 시공능력 50위권 밖에 대주단 협약 불참 건설사가 많은 것은 재무 건전성이 열악한 업체들이 몰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주단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 50위 내 중견 건설사들의 가입이 활발한 반면 일부 대형 건설사와 회생 불가능한 하위 업체들의 경우 가입 실적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이 떨어지는 건설사들의 경우 대주단 협약을 신청하기보다 법정관리가 더 득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정부 눈치보기'가 심각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시공능력 상위 10개사의 경우 불참을 선언한 건설사가 2개사 밖에 되지 않지만 실제는 대다수 건설사가 사실상 참여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대형 건설사의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까지 나서서 독려하고 있는 대주단 협약에 반대하는 모습을 취하기가 쉽지 않다"며 "회사 내부 입장은 사실상 불참이지만 대외적으로는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30위권 이하 중견 건설사 대다수는 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중견급의 주택전문 건설사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는 (협약에)가입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사실상 퇴출 대상임을 자인하는 꼴이된다"며 "상황을 봐가며 조만간 가입하겠지만 당장 대외적으로는 '검토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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