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통해 삼성생명과 인연을 맺은 고객은 무려 3000여명에 이르고 그가 FC(설계사)로 등록시킨 동료가 64명이나 된다. 그가 거둔 수입보험료는 줄잡아 500억원이 넘는다.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김씨는 70년대 후반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서울로 올라왔다. 아는 이 한명 없는 서울에서 2남1녀를 키우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82년 10월 설계사 생활을 시작했다.
수도 없이 좌절했지만 그럴 때마다 토큰 100개(당시 1개당 18원)를 주면서 열심히 활동하라고 격려했던 당시 영업소장의 말이 귓전을 맴돌았고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왕십리에서 50년째 설렁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고객 안모씨(85)는 김씨의 성실함에 감복해 자신은 물론 자식, 손자 30여명까지 보험에 가입시키며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는 은퇴식을 앞둔 이달 초 조회에서 후배들에게 "거절은 곧 승낙"이라는 말을 남겼다. 거절당하면 당할수록 계약을 체결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는 게 그의 영업 철학이다.
전화만 걸면 어디든 배달해주는 택배가 없던 시절. 고객들에게 전달할 사은품을 직접 들고 뛰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80년대엔 설탕, 비누, 콩기름이 인기를 끌었고 90년대엔 만년필이나 속옷이 각광받았다. 2000년대엔 과일이나 갈치 등으로 변했다.
김씨는 연도상에 아홉번이나 참석했으며 받은 상장만도 100여개가 넘는다. 덕분에 그는 해외여행이 귀했던 시절 동남아를 다 다녀왔다고 한다.
김씨의 장수비결은 특유의 고객관리 철학 때문이다. 그는 고객을 화초에 비유한다. 똑같은 화초라도 정성을 들이는 화초는 잘 자라지만 그렇지 않은 화초는 금방 죽는 것처럼 고객에게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대우 광진지점장은 "18년 동안 수석팀장을 맡아 조직을 잘 관리해줬다"며 "본받을 점이 많은 분으로 후배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