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대주단 가입 타이밍 조절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11.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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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청 못한 건설사도 20~30개 추산

대주단 가입시한이었던 지난 24일 건설사들의 막판 눈치보기가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과 대주단 가입을 협의 중인 건설사외에 일부 업체들은 당장 신청하기보다 시한이 없어진 만큼, 타이밍을 조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4개 건설사가 대주단 협약 가입을 신청한 지난 24일 은행 문턱에서 신청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던 건설사가 적어도 20~30여 개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사들이 신청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던 이유는 '혹시라도 나홀로 신청이 아닌가'라는 우려 때문. 즉 가입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부실업체'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서 "가입 신청 업체가 10여 개에 불과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던 것도 결국 이 같은 업체들의 망설임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옛 도급순위) 30위권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마감시한 막판까지 신청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신청하지 못했다"며 "자금 융통에 다소 여유가 있는 일부 건설사들도 신청 여부를 놓고 고심하다가 (신청을)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슷한 순위의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업계 내부에선 가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됐던 10여 개 업체만이 가입을 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다"며 "자금난이 심각한 업체들과 동일시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측면도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부 건설사는 최근 수주했던 해외공사 때문에 신청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사업이 아닌 정부공사 일부가 연내 계약서 서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단 협약 가입 자체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60위권 중견업체 관계자는 "12월쯤 계약서에 서명하고 선수금을 받기로 돼있는 상황에서 대주단 가입이 알려질 경우 발주처로부터 확인이 들어오는 등 수주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24개 건설사가 대주단 가입을 신청함에 따라 이날 눈치를 보다가 신청을 하지 못했던 건설사 중 상당수가 조만간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직 자금 융통에 여유가 있는 건설사의 경우 시한이 없어진 만큼 당장 신청하기보다는 타이밍을 보고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50위권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식적으론 신청 계획이 없지만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면서도 "신청 시기는 좀 더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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