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證 수사 '미공개 정보' 수사의 핵심 키워드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8.11.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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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친형 건평씨 인수 청탁은 시인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라는 2005년 당시의 미공개 정보가 세종증권 매각비리 수사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수사의 칼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 씨에게 향하면서 노씨가 이번 수사의 최종 타깃이 될 것인지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 19일 세종캐피탈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착수 1주일도 채 안돼 매각 과정 전반의 불법 사실이 드러나는 등 수사의 진행 방향과 기착지가 뚜렷해지고 있다.



세종증권을 농협에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세종캐피탈 측이 노 전 대통령 측근 등에게 전방위적 로비를 했다는 것으로, 돈을 건넨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과 이 돈을 받은 정화삼씨 형제 등이 구속됐다.

향후 수사의 초점은 인수 정보를 '누가 누구에게' 흘렸냐는 것. 검찰에 곧 소환될 것으로 보이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외에도 세종증권 주식을 통해 차익을 실현한 인사들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수사 확대는 불가피하다.



일단 박 회장은 10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인수 정보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주식매입 시정은 사전 공모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박 회장이 세종증권을 매입한 시기는 2005년 5월. 이때는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이 정화삼씨에게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직후다.

정씨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정화삼씨의 동생 광용씨는 2005년 4월 친분이 있던 홍기옥씨로부터 "세종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마침 농협이 증권사를 인수하려고 하고 있으니 농협 정대근 회장과 친분관계가 있는 인사에게 매각 문제를 부탁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005년 5월에 세종증권 주식을 산 박 회장은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를 발표하기 직전인 2005년 12월 주식을 팔아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챙겼다. 박 회장은 "투자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사고 연말 자금수요가 몰려 팔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문제는 박 회장 외에 참여정부 당시 인사들도 세종증권 주식 거래에 가담했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 연루자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단서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정화삼씨가 건평에게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실제로 부탁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홍 사장에게서 건네받은 29억여 원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등 돈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한편 건평씨는 지난 24일 모 언론과 통화에서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정화삼씨의 동생 광용씨와 세종캐피탈 홍 사장이 찾아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건평는 또 이런 부탁을 받고 "대근 당시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 데 사는 사람들이 연락할 테니 말 좀 들어봐라'고 했다"고 말했다.

건평씨는 정대근 전 회장 및 정화삼씨 형제와 아는 관계다. 노씨는 정화삼씨에 대해 "정씨는 동생(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고, 동생 일을 도와주고 해서 아는 사이지만 절친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생 광용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안면 정도만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건평씨에게 청탁이 실제로 이뤄진 사실이라는 정황이 잇따름에 따라 건평씨가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건평씨가 이들에게서 청탁은 받았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면 형사 처벌 대상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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