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못 받는 돈, 은행들은 받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1.25 11:48
글자크기
- 빅3 못받은 구제금융, 씨티는 '한방에'
- 금융권 레버리지로 부채 눈덩이..'밑빠진 독' 될라
- "8개 금융사 1조달러 추가 투입 필요"
- "문제 금융사, 국유화 해야" 주장도

빅3 못 받는 돈, 은행들은 받는 이유는


미국 자동차업계 '빅3' 는 최고 경영자들이 워싱턴 의회까지 날아가 지원을 읍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전용기'를 타고왔다는 구박뿐 손에 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반면 씨티그룹은 '한 방'에 200억 달러 추가 지원을 받아냈다.



덕분에 자산 2조 달러 규모의 '대마' 씨티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는 어느 정도 가라 앉은 상태다. 또 시장에는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이후 미 정부가 또 다시 금융회사의 파산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란 믿음도 생겼다.

미 금융권이 정부로부터 어마어마한 지원을 받는 이유는 뭘까. 24일(현지시간) 포천은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금융섹터는 앞으로도 더 강한 처방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 그 놈의 레버리지 때문에…= 포천은 "씨티가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했다는 것은 금융권에 감당 못할 부채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금융권은 '밑 빠진 독'이 돼 가고 있다. '금융시스템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점점 더 많은 세금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손 놓고 바라볼 수 없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FBR)의 폴 밀러 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가 가장 큰 문제"라며 "8개 대형 금융회사의 유형 증권은 전체 자산의 3.4%에 불과하며 이는 레버리지가 29배에 달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8개사에 최소 1조 달러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8개사는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웰스파고 AIG 제너럴일렉트릭(GE) 금융서비스 계열사 등이다.

밀러는 "현재 부채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이들 8개사의 손실은 4000억 달러 정도지만 레버리지 때문에 6000억 달러로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펜하이머의 메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씨티의 위험 자산은 1200억 달러로 추정되지만 씨티는 고객 카드 부채가 거의 6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 "문제아들, 국유화해야"= 무작정 자금을 쏟아부을 게 아니라 문제가 된 금융회사를 정부가 완전히 소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퍼스트캐피털의 마크 샤인 대표는 "투자자들은 씨티와 같은 회사에 돈을 또 퍼부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유일한 해답은 정부가 씨티를 국유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은행을 인수할 경우 보통 배드뱅크를 설립해 수년간 부실자산을 청산하고 '굿뱅크'로 재포장해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게 된다. 하지만 샤인 대표는 이 방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연준이 AIG나 패니매, 프레디맥에 한 것처럼 부채 보증 프로그램이나 부분 국유화 같은 반쪽짜리 방법은 반대한다"며 "자본을 모으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문제 은행을 압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중에서도 은행들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디플레 우려 때문이다.



선샤인 대표는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경기 부양책을 통해 디플레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은행권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디플레는 경제 활동을 억제해 기업과 가계가 느낄 부채의 짐을 더 무겁게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플레를 겪는 것은 부채 포트폴리오에 염산을 붓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