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또 폭등..'씨티 안도·오바마 기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1.25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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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다우 397p↑..금융·IT초강세, 유가도 9% 급반등

미 증시가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이틀째 폭등세를 이어갔다.
씨티그룹에 대한 미 정부의 구제조치로 인한 안도감이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폭발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팀을 공식발표하고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신속히 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힌 점도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96.97포인트(4.93%) 급등한 8443.39를 기록했다. 지난주말에 이어 이틀 상승폭으로는 1987년 10월 이후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S&P500지수는 51.78포인트(6.47%) 폭등한 851.81, 나스닥 지수 역시 87.67포인트(6.33%) 올라선 1472.02로 마감했다.

한때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금융그룹'이었던 씨티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사라진 데 대한 안도감으로 미 증시는 개장직후부터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은행주가 동반 상승, 증시를 견인했다.
장 마감후 실적 발표를 앞둔 휴렛팩커드에 대한 기대로 IT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밤샘 회의 끝에 결국 씨티그룹 회생을 결정했다. 미 정부는 3060억달러에 달하는 씨티그룹 부실 자산 보증과 함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중 200억달러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오후들어 상승폭이 주춤하는 듯 하던 미 증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시카고에서기자회견을 갖고 티모시 가이스너 재무장관 내정자 등 경제팀을 발표한 이후 재차 탄력을 받았다.

오바마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1분도 허비할 여유가 없다"며 경제위기 대응에 신속히 나설 것임을 재천명했다. 그는 이어 "현정부가 시행한 정책들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해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과, 이날 발표된 씨티그룹에 대한 구제방안 등 경제위기 대응책의 골간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 씨티 구제에 은행주 초강세..GM도 회생 기대로 급등

다우지수 30종목 가운데 29개가 올랐고, S&P500 업종지수는 금융 통신 소비재가 상승을 주도했다.

구제 결정 이전인 지난주 60% 폭락했던 씨티 주가는 이날 장중 60% 이상 폭등한끝에 58% 오른 5.95달러로 마감했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씨티 붕괴가 몰고올 후폭풍의 우려를 털어내며 각각 21%, 27% 급등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씨티그룹 지원과 같은 구제금융 방안을 추가로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폴슨 장관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중 남은 3500억달러의 집행을 의회에 요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부양책이 기업 실적을 호전시킬 것이란 기대 속에 제조업 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씨티그룹 구제로 GM 등 자동차 빅3 역시 구제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며 GM이 17% 급반등했고 포드도 9% 올라섰다.
빅3 경영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오는 26일, 28일 이틀간 만나 정치권이 원하는 자구안을 조율한 후 다음달 1일 이를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장마감후 실적발표를 앞둔 휴렉팩커드는 3.1% 올라서며 기술주 강세를 주도했다.
시스코가 8%, 마이크로 소프트가 5% 이상 오르는 등 IT관련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 증시 강세와 달러약세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9% 급반등한데 힘입어 엑슨모빌이 4% 가까이 오르는 등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점도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

◇ 유가 급반등, 54불 회복

미 주식시장이 폭등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9%이상 급반등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57달러(9.2%) 오른 54.50달러로 마감했다. 상승률로는 지난 4일 10% 폭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상승폭이 11%를 넘어가며 배럴당 55.30달러에 도달하기도 했다.

미 정부가 씨티그룹을 구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폭등하고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점이 유가반등 촉매가 됐다.

석덴리서치의 니미트 카마르 애널리스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OPEC는 이번 주말인 29일과 다음달 17일 잇따라 회의를 갖고 감산 등 유가하락 대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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