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조 끌어낸 채권시장 "추가대책 내놔라"

더벨 한희연 기자 2008.11.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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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지원은 이미 예상한 수준"

이 기사는 11월24일(20: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24일 최대 5조원을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에 지원하기로 했지만 채권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정부의 채안펀드 구상이 아랫돌 빼 윗돌 괴는 거라며, 한은의 참여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던 채권시장이었다.



기다리던 한은의 참여 결정이 이루어진 이날 오히려 금리는 나흘만에 상승했다. 한은 발표에 대해선 한마디로 시큰둥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그 정도쯤은 예상했다"는 대답 일색이었다.

A 시중은행 채권 관계자는 “50%대 지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중금리 안정을 위해서는 신규 자금의 유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하에 시장의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지원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면서도 “시장이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재료 자체가 미치는 영향력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이 5조원을 대기로 하자 이제 시장의 우려는 나머지 5조원에 쏠렸다. 기왕에 지원할 바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화끈하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소극적으로 임하는 바람에 펀드에 나머지를 출연해야 하는 민간 금융회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신동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채안펀드에 대한 지원발표가 내용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펀드를 구성해야 하는 나머지 5조는 어떤 자금으로 채우느냐에 대한 의문 등으로 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B 시중은행 채권 관계자는 “결국은 시중은행이나 기관들로 하여금 우량채를 팔고 리스크를 캐리하라는 얘기”라며 “ABCP 등 구성종목을 미리 지정해 놓은 것도 펀드 구성기관에게 리스크를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의 참여를 이끌어 낸 채권시장은 이제 또 다른 후속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

C 외국은행 채권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은 시장금리의 하향 안정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낮추고, 채권 단순매입, 장기 RP 등을 통해 시장금리 하향 안정책을 추가로 제시해야 채권금리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의 약세가 내년 대규모 국채발행전망과 외환시장 불안 등에 기인한 만큼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금리인하와 지준율 인하 등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대책을 살펴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한은은 채안펀드 출자 금융기관에 대해 최대 5조원(금융기관 출자금액의 50%)까지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국고채 단순매입이나 통안증권 중도환매 방식으로 주로 지원하고 RP매입도 일부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결정은 그 동안의 기준금리 대폭인하 및 다양한 유동성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 노력에 더하여 채안펀드의 원활한 자금조성 및 운용을 통해 직접 금융시장 등에서의 자금 흐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동성의 적시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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