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까지는 증시를 잊어라(ignore)"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1.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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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헤지펀드매니저 NYT서 주장 "연말·연초 큰손 매물 왕성"

9월 이후 증시의 높은 변동성은 펀더멘털보다는 어쩔수 없이 팔아야하는 투자자들에 의한 수급 요인이 주도한 측면이 강하며 이같은 문제는 내년 초까지 해결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경제 관련 저자인 앤디 케슬러는 지난 20일 뉴욕타임스에 '2월까지 시장을 무시해야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연말을 넘어 내년초까지 주식을 팔아야하는 '큰손'들이 적지 않다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케슬러는 신용시장 경색은 전세계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기업실적은 감소하고 있으며 중앙은행들은 디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며 증시 입장에서 신용경색은 효율성을 대거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디스로케이션'(dislocation)으로 불리는 수급상의 큰 혼란이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그가 제시한 5대 디스로케이션은 △연말을 앞둔 세금 문제로 인한 주식 매도 △뮤추얼펀드의 환매 △뮤추얼펀드의 수익 배분 △헤지펀드 환매 △마진콜 등이다.



우선 세금을 회피하거나 덜 내기 위해 주식을 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증시 영향('12월 효과')은 올 연말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됐다.

뮤추얼펀드 환매는 주가폭락의 후유증인데, 뮤추얼펀드 환매로 인한 주식 매물은 환매 요청이 발생한 다음날 개장초 집중된다. 피델리티의 마젤란펀드까지 대거 손실을 입고 환매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주식형 뮤추얼펀드시장은 6조달러 규모다.

이에 비해 헤지펀드 환매 요청은 45일전에 주로 이뤄지며 헤지펀드는 9월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내다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막판 반복되는 뉴욕증시 급락의 주범으로 헤지펀드가 꼽히고 있다.


마진콜로 인한 강제적인 주식 매도 충격은 어느 것보다 강력하다. 체사피크 에너지의 최고경영자는 마진콜 증거금 부족으로 자사주 3300만주를 팔아야했으며, 비아콤의 최고경영자도 증거금 부족을 위해 자사주를 비롯 4억달러 상당의 보유주식을 강제 처분해야만했다. 마진콜 매물은 주가폭락으로 직결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통상 '1월효과'로 불리는 연초 증시 랠리는 기대할 수 있을까. 케슬러는 부정적이라고 보았다. 펀드매니저들은 통상 그해 실적이 안좋으면 연말에 자리를 잃는다. 새로 펀드를 맡은 매니저는 전략 구상을 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포지션을 정리한다. 대부분 남이 하던 주식은 회피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게되는 것이다. 펀드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 만큼 이같은 연초 교체 매매는 어느 해보다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케슬러는 주식을 팔아야하는 투자자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연말, 연초지만 모두가 증시 하락을 생각할 때 오른다는 것도 잊지말아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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