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주단 협약 독촉 해프닝

더벨 이승호 기자, 길진홍 기자 2008.11.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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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까지 1차 마감, 이후 차등 지원… 주택협회·건설협회 "실무자 실수"

이 기사는 11월24일(09: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건설협회 등이 청와대 지시라며 건설업체의 대주단 가입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건설업체에 발송했다가 문제가 되자 관련 공문을 폐기해 줄 것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협회와 건설협회는 지난 21일 오후 '긴급'이라는 제목을 달아 "청와대 지시로 1차 가입시한인 24일까지 대주단에 가입하라"는 공문을 이메일과 팩스로 협회 소속 회원사들에게 내려보냈다.

청와대, 대주단 협약 독촉 해프닝


협회는 공문에서 "청와대 지시로 24일까지 가입하는 업체와 2차 및 3차 시한에 가입하는 업체에 대해 차등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번에 가입을 안 할 경우 일체의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건설사들을 독촉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양 협회는 23일 "그런 내용의 공문을 회원사들에게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가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급해진 양 협회는 21일과 23일에 걸쳐 회원사들에 재차 공문을 보내 "청와대와 정부, 대주단과 사전에 협의한 바 없으며 별도 통보 지시를 받은 일도 없다"며 "유관기관과의 협의과정에서 혼선으로 잘못 시행된 공문인 만큼 폐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역시 "건설사들에게 강제로 대주단에 가입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공식 부인했다.


주택협회도 실무자의 업무과욕이 빚은 해프닝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대주단 협약에 너무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담당 임원과 직원이 청와대를 인용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문에 실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달리 건설업계는 청와대가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건설사 재무팀 관계자는 "협회에서 긴급으로 공문을 보내며 청와대에서 협회장에게 직접 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협회의 관련 공문 폐기 요구와 정부·청와대 등과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주택협회와 건설협회 등이 있지도 않은 청와대까지 언급해가며 건설사의 대주단 가입을 종용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대주단 협약 독촉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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