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온라인서 자살 생중계… "원인은 악플"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11.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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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수사관 "네티즌들 폭력적인 말 내뱉어"

↑ 에이브러햄 빅스 발견 당시 모습 ⓒABC 뉴스↑ 에이브러햄 빅스 발견 당시 모습 ⓒABC 뉴스


지난 19일 웹카메라로 자살 장면을 생중계한 후 숨진 미국 10대가 네티즌에 의해 자살을 종용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BC뉴스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숨진 에이브러햄 빅스(19)의 동료 블로거가 자살을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브로어드 카운티 의학 조사국의 수사관 웬디 크레인은 "네티즌들이 그에게 '어서 빨리 해, 하란 말이야 얄미운 녀석아' 등의 폭력적인 말을 내뱉었다"고 밝혔다.



↑ 에이브러햄 빅스 ⓒABC뉴스↑ 에이브러햄 빅스 ⓒABC뉴스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에이브러햄 빅스는 온라인 보디빌딩 사이트에서 블로그를 운영해왔으며, 동영상 UCC 커뮤니티인 저스틴티비와 연결시켜 놓았다.

그는 블로그에 자살에 대한 생각을 써놓고, 공개적으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포스트에는 "내 자신이 싫다. 사는 게 싫다. 내 인생은 의미 없다. 과거에도 몇 번씩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적혀있다. 비디오와 블로그의 글은 현재 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빅스가 자살에 대한 생각을 올려놓은 글에는 악플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현재 삭제됐지만 그의 블로그를 방문한 네티즌들은 '겁쟁이, 나쁜 자식, 멍청이' 등 심한 욕설을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인 수사관은 "빅스의 자살을 지켜본 블로거들은 그가 전에도 자살할 것이라고 협박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 시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진짜로 자살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빅스가 웹카메라 앞에서 우울증 치료 알약을 무더기로 삼켜버린 뒤 침대 위에 쓰러져 계속 부동의 자세로 카메라에 잡히자 의문을 느낀 사이트 방문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IP주소를 추적해 빅스를 찾아냈지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가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린 지 12시간이 지난 후였다.


경찰은 빅스의 사인을 약물중독이라고 밝히고 그의 몸에서는 진정제와 신경안정제인 벤조디아제핀을 혼합한 독극물이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벤조디아제핀은 신경안정제에 속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하나로 과다 사용하면 졸리고 무기력해지며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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