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전대미문 위기엔 전대미문 대책 필요"

리마=송기용 기자 2008.11.2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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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CEO 서밋 기조연설서 국제사회 공조 촉구

페루 리마에서 열리고 있는 제 16차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세계를 전대미문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대미문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사전행사로 열린 'CEO 서밋(Summit)'에서 '아시아 경제 부상의 시사점'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위기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고, 기업인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실물경체 침체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이 도산하고,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져 사회적 비용이 커지게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는 선진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갈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신흥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기업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외화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선진국들이 폭넓은 통화스왑을 통해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경제국을 지원하는 등 철저한 국제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세계 각국이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등으로 내수 진작에 힘써야 하며,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보호무역주의로 후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는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를 야기해 세계 경제를 더욱 침체시키고 경제구조가 취약한 신흥경제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자리를 지키고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기업과 최고경영자(CEO)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수록 멀리 내다보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CEO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며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CEO들이 도전정신을 발휘해 도전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CEO로 기업을 경영할 때 항상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어려울 때 투자를 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경기회복기에 반드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만큼 멀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공격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한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 된 현실에서 지금의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급하다"며 "녹색기술과 녹색성장은 우리 시대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교류, 협력 강화 제안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은 지난해 GDP가 평균 5.6% 성장했고, 해외 직접투자도 50%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남미 기업들이 상호 협력할 경우 무궁무진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남미가 21세기 공동번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한-중남미 협력기금과 한-중남미 협력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한국과 중남미 고위 관료들이 참여하는 '한-중남미 고위급 포럼'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정상회의 직전에 개최되는 CEO 서밋은 APEC에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1996년 필리핀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했다. 역내 기업 CEO들이 세계 및 지역의 경제 현안을 주제로 APEC 회원국 정상들을 초청해 연설을 듣고 토론한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2일부터 23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4일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거쳐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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