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기엔 너무 큰 씨티, 지원 받을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11.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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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씨티, 정부 구제금융 지원받을 가능성 높다"분석

씨티그룹이 AIG처럼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단 3일 동안 시가총액의 절반이 증발하는 등 출렁이고 있지만 매각도 쉽지 않아 결국 정부 지원책이 나올 거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망하기엔 너무 큰 씨티, 지원 받을까


21일에는 비크람 팬디트 CEO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미스바니 주식중개 부문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짜 계열사 매각으로 자본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발언이었다. 팬디트의 발언이 나온 후 씨티그룹 주가는 4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씨티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AIG처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지원설이 거론되는 이유는 씨티 역시 AIG 처럼 '망하기에는 너무 큰(too big to fail)' 대마급 은행이기 때문이다.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리먼브러더스 파산후 금융시장에 불어닥친 후유증을 지켜봤기 때문에 AIG나 씨티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의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투자 회사인 홀랜드앤코의 마이클 홀랜드는 "씨티는 너무 커서 망할 수 없는 기업의 범주에 있다는 점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면서 "이번 정부나 다음 정부에서도 씨티를 살리기 위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각이 쉽지 않은 것도 씨티 지원설의 배경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씨티에 250억달러의 혈세를투입된 데다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지주사를 해외에 매각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내에서 씨티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회사 역시 전무하다시피하다. 씨티를 인수하면 막대한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지만 이런 위험한 선택을 감수할 만한 여력이 있는 금융회사는 없다.

뉴욕타임스도 매각이 조기에 가시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폭락한 주가를 부양하는 방안은 논의될 수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는 씨티 매각은 쉽게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씨티 경영진은 "주가안정 방안을 원하지만 현 시점에서 회사 매각이나 분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시장 기대와는 배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영진은 계속해서 씨티의 자금이 충분하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씨티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씨티 지분을 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의 리차드 풀드 최고경영자는 리먼이 망하기 5일전까지도 "회사는 제 궤도에 있다"고 했었다.

씨티는 2년 전인 2006년만 하더라도 시가총액 2740억달러의 미국 최대 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폭락으로 시총은 210억달러, 당시에 비해 10%에 불과하다.

옵티크캐피털매니지먼트의 윌리엄 피츠패트릭 애널리스트는 "최근에는 정부 개입이 적었기 때문에 씨티가 지원 없이 망하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볼앤게이너인베스트먼트의 매트 맥코믹 매니자는 "씨티는 대형 은행이기 때문에 정부가 특별 케이스로 다룰 것이며 추가 구제금융을 조달해서라도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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