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건설사' 대주단 가입 행보 제각각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11.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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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가입 안한다" 밝혀…삼성도 부정적, 대우·GS·대림 "검토중"

건설사들의 대주단 자율협약이 진통을 거듭하는 가운데 5대 대형건설사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소건설사들의 대주단 집단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대형건설사들의 가입을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대주단 가입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던 5대 건설사는 한 발 물러서 대주단 가입 여부 결정을 위한 종합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같은 대형건설사라도 회사 사정이 다른 만큼 대주단 가입에 대한 입장도 차이가 있다. 업체별 입장 차이는 21일 한 언론사가 5대 대형건설사가 공동가입을 추진한다 보도하면서 명확해졌다.

현대건설 (31,900원 ▲50 +0.16%)은 이날 해당기사에 대한 해명 자료를 통해 "다각도로 검토해봤지만 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미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자금 흐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게 현대건설의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단에 가입할 경우 대외신인도 추락으로 해외공사 수주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며 "정부의 권유를 뿌리친 업체로 비춰질까봐 걱정되지만 5대 건설사가 대주단에 공동가입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건설부문도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주단 가입 권유가 많아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다른 건설사와 공동 가입을 추진한다는 건 뜬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3,700원 ▼20 -0.54%)GS건설 (15,050원 ▼20 -0.13%), 대림산업 (56,400원 ▲100 +0.18%)의 공식 입장은 대주단 가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현대보다 대규모 PF사업이 많은 이들 업체는 5대 건설사가 공동으로 대주단에 가입하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기업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대형건설사 입장에선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힐 위험을 감수하면서 독자적으로 대주단 가입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중 일부 업체만 가입한다면 기업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하다"며 "공동가입이 아니라면 금융권의 자금 지원이 절실하더라도 버티는데까지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주단 협약은 건설사들을 돕기 위한 제도지만 업체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강압적으로 가입을 종용해선 안된다"며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들이 대주단에 가입해도 손해가 없도록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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