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사실상 정체된 가운데 금리상승으로 대출이자가 갑자기 불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3분기를 기준으로 볼 때 가계수지 통계작성이 전국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후 높은 비중이다. 대개 매년 1분기에는 설날, 등록금 납부 등의 영향으로 적자비중이 높아 적자가구의 비중이 30%를 넘지만, 3분기에는 29% 이상인 적이 없었다.
원/달러 환율과 대출금리가 함께 급등하면서 해외유학 송금액, 이자부담액 등 기타 비소비지출이 17.2%나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하위 30% 계층에서 올해 3분기에 적자가 난 가구의 비율은 50.7%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9.5%)에 비해 1.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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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30%와 하위 30%를 뺀 중산층 40%의 경우 적자가구 비중이 작년 22.6%에서 24.6%로 높아졌다. 상위 30% 고소득층에서는 적자가구의 비중이 13.6%에서 13.1%로 오히려 줄었다.
실질소득이 제자리 걸음하면서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그나마 소비를 줄일 여지가 큰 고소득층이 적자를 피하기 수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전국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늘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에 그쳤다. 실질소득이 정체 또는 감소한 것은 2005년 3분기(-0.2%)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명목상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실질 기준으로는 2.4% 줄었다. 200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부진한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