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페루 수도 리마의 숙소로 수행 경제사절단을 초청해 만찬을 베풀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희범 무역협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서병기 현대차 부회장 등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수행한 19명의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구 정반대의 브라질과 페루까지 항공기 탑승 시간만 30시간 넘게 수행하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미안했기 때문일까, 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기업인을 향해 단순한 덕담 수준을 넘는 격찬을 보냈다.
또 "남미는 거리는 멀지만 열정적으로 자주 다녀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막상 남미에 와서 보니 기업인들이 이미 남미시장의 모든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한 만찬 참석자는 "대통령과 재계 인사들이 마음을 터놓고 애기했다"며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아까운 시간을 할애해 자신을 수행하고 있는데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동포 리셉션에서도 현대차를 화제로 우리 기업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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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차베스 공항에서 리마 시내로 들어올 때 페루 측이 중국 승용차를 제공했는데, 앞뒤로 경호하는 차량은 현대차 (276,000원 ▲3,500 +1.28%)였다. 알아보니 우리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으로 현대, 기아차 (123,700원 ▲100 +0.08%) 100대를 페루 측에 APEC 정상회의용으로 기증했다고 한다. 한데 가만 보니 내가 탄 차보다 앞에 가는 경찰차가 더 낫더라. 차가 참 예쁘고 튼튼해 보였다. 실제 한국 차가 고장도 안 나고 좋은 차다."
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는 립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리아에서 리마로 이동할 때 당초 계획과 달리 일부 기업인들에게 전세기를 제공했다. 민항기는 브라질리아에서 리마로 오는 직항이 없어 다시 상파울루로 가서 리마 행 항공기로 갈아타야 하는 등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가급적 기업인들이 전세기로 같이 갈 수 있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정이 되는 이기태 삼성전자 (81,800원 0.00%) 부회장, 강덕수 STX (7,630원 ▼40 -0.52%)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이용구 대림산업 (56,600원 ▼800 -1.39%) 회장 등 4명의 기업인이 대통령 전세기를 함께 타고 왔다"고 밝혔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기업인들에 대한 배려가 이어졌다. 당초 의전관례상 리마 시내까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박병원 경제수석, 김성환 외교수석, 이동관 대변인이 승용차를 타고, 기업인들은 밴으로 이동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 지시로 수석들이 밴을 타고 이기태 부회장 등 재계인사 4명과 수행비서 등 기업인들이 승용차 4대에 나눠 탔다.
이 대변인은 "기업인을 중시하는 이런 조치야 말로 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