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영어만 잘하면 교육공무원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교원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대강당에서 영어전용교사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영어 수업시간이 늘어나는 초등학교에서는 영어수업을 담당하게 하고 중·고교에서는 수준별 영어회화 수업에 집중 투입하자는 방안이다.
자격 조건으로는 △초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로 한정(1안) △교사자격과 무관하게 영어 능통자 중 선발(2안) △원칙적으로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선발하되 시도교육감이 인정하는 자에 한해 미소지자도 선발(3안) 등 세 가지 안이 제시됐다.
필요 인원으로는 초등학교 3~6학년 영어 수업시간이 주당 1시간씩 확대될 경우 최대 4000명이 신규 채용될 것으로 예측됐고, 배치 시기로는 2010년과 2011년 두 가지 안이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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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안은 당초 인수위에서 제시한 안과 크게 벗어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인수위는 지난 1월 국내외 영어 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 영어권 국가 석사 이상 학위를 취득한 사람, 전직 외교관과 상사 주재원 등 영어 수업이 가능한 사람들 중에서 심층적인 구술면접 등을 통해 2013년까지 2만3000명의 영어전용교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수법과 교사로서의 자질 함양을 위한 연수를 거쳐 계약직 교육공무원으로 채용하되 3~5년 주기로 계약을 새롭게 맺는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공청회에서는 인수위 안과 유사한 2안에 대해 반대 의견이 많이 제시됐다.
김영익 군서고 교장은 토론문에서 "교과 전문성, 교사자격과 무관하게 채용하는 2안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며 "절충안인 3안도 신뢰성 있는 검증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7명의 토론자 가운데 2안에 동조한 이는 없었고, 학부모단체 관계자도 3안을 지지했다.
교과부는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해 관련 쟁점을 검토한 뒤 다음달말까지 제도도입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