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변함없는 IT대표주 선호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1.20 11:17
글자크기

외인, 삼성·LG電 '러브콜' 지속...투신, 환매위해 IT전자 매도

만연한 공포심리 속에서도 변화의 싹은 움트고 있다.

공포가 재엄습하면서 코스피지수가 20일 1000선이 장초반 단박에 무너지며 970선까지 물러선 와중에도 국내 전기전자(IT)업종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선전을 보여 주목된다.

특히 외국인들은 공포가 본격 스며든 지난 10월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움켜쥐면서 비중을 유지 또는 늘리고 있다. 향후 공포가 사라지고 분위기가 반전되면 이들 2종목이 주도주로 부각할 때를 대비해 장기 포석에 들어간 눈치가 역력하다.



국내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전날에 비해 1만500원 하락한 42만7500원을 기록중이다.

시총 8위 LG전자도 전날 대비 1200원 내린 7만1800원에 거래돼 선방하고 있다.



돋보이는 대목은 이들 종목의 낙폭이 코스피지수의 하락을 상당부분 이겨내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시각 전날에 비해 3.88% 내린 977.19를 나타내며 97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40%, LG전자는 1.36% 내리면서 지수 하락률을 이겨내고 있다.

외국계의 매수도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외국계전체 창구로 9540주가 순매수되고 있다.

두드러진 대목은 공포가 본격적인 마각을 드러낸 지난 10월 이후 이들 2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 (16,900원 ▲180 +1.08%)에 따르면 삼성전자 (81,800원 0.00%)에 대한 지난 10월1일 외국계가 차지하는 주식비중은 42.98%. 한달 반이 넘게 흐른 이날 오전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비중은 42.18%이다.

불과 0.8%p 만 줄어든 셈이다. 외국인 가운데 누군가가 팔면 또다른 외국인이 물량을 받아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10월 1일 이후 32.25% 급락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19.89% 하락에 그쳐 '상대적인 견조함'을 유지했다.

LG전자 (107,200원 0.00%)에 대한 외국인들의 주식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달 1일 LG전자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주식비중은 22.28%. 이날 오전 비중은 22.61%로 0.33%p 증가했다.

LG전자의 10월 1일 이후 등락률은 30.76%. 코스피지수 하락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일부 외국인들은 오히려 이번 기회를 매수타이밍으로 삼은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IT업계의 대표주자인 이들 2종목에 대한 외국인 보유비중을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된다.

시총 2위인 POSCO (370,500원 ▲5,000 +1.37%)는 지난달 1일 외국인 보유비중이 43.83%였지만 이날에는 41.23%로 2.60%p 감소했다. 시총 3위인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45.24%에서 44.00%로 1.24%p, 시총 4위 한국전력도 25.61%에서 23.75%로 1.86%p 줄어드는 등 외국인들은 비중 축소에 바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외국인 보유비중이 유지 또는 상승이라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외국인들이 10월 이후 6조6249억원을 순매도하고, 최근 8거래일 연속 매도우위 행진을 펼쳐도 '종자쌀'만큼은 아끼면서 팔아치우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현재의 공포가 일단락되고, 국내증시가 회복단계에 들어서면 이들 IT업종대표 주자들이 주도주로 나설 경우를 감안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공포와 환매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대량 매도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비중을 유지하면서 반격을 노리고 있다 "며 "당장 급하다고 곳간 쌀도 마구 퍼내는 국내 기관과 미래를 준비하는 외국인의 자세가 대조를 이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