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력에 '두번째 옵션'을 추가하라

이규현 에이퀀트(AQUENT) 한국지사장 2008.11.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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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A to Z]자신의 영역에 안주해선 안 돼

직장에서 일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난 우리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야.”

심지어 어떤 이는 “내가 없으면 우리 회사는 안 돌아가” 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직원들이 과연 회사에 꼭 필요한 인물일까?

유감스럽지만 나는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자기 일 그럭저럭하고 큰 사고 치지 않으면 연차가 올라갈수록 당연히 연봉이 인상되고 정년이 보장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회사에서 없어서 안 되는’ 인물이 스스로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한 ‘그 자리’는 ‘그의 자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경쟁 사회에서는 단순히 ‘얼마나 그 일을 잘 하고 있는가’ 외에도, 그 일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효율적인가’가 관심의 대상이다.

즉, ROI(return on investment)”가 회사의 인력 관리에도 철저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일을 누군가가 더 저렴하게(더 낮은 연봉으로) 할 수 있다면, 유감스럽지만 당신은 교체 대상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다른 동료나 후배들에게 자기 일을 대신 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하지 않는다면, 아마 당신은 그냥 교체 대상이 아니라 '즉각' 교체대상에 해당할 것이다. 아니 그래야 한다.

업무의 know-how는 개인의 것이 아닌 회사의 자산이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반드시 막대한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사에 있어 ‘두번째 옵션(2nd option)’을 가지지 못한 회사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직원 입장에서 ‘2nd option’은 무엇일까? 오래 전 갓 직장에 입사한 후배들에게 경력관리를 위한 3가지 제언을 한 적이 있다.


1. 직장에서의 직무내용설명서(JD: job description)가 무엇인지 분명히 파악하라.

그런데 JD란 회사가 자기 머리 속에 있는 그림을 말로 설명하면서 그대로 그려보라는 것과 같다. 결코 들은 대로만 그리다가는 그 그림을 똑같이 그려내지 못한다. 먼저 더 큰 캔버스를 준비하라.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수정하면서 최대한 비슷한 그림을 그려내도록 해라.



2. JD에 더해서 자기만의 업무영역을 구축하라.

JD만 수행한다면 회사에서는 지금 당신 연봉보다 앞으로 당신에게 더 지급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당신은 조만간 교체될지 모른다.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 회사에서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부가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가가치 만큼 자신의 가치에 대한 보상을 당당하게 회사에 요구하라.

3. 결코 자신이 만든 자신의 영역에 안주하거나 자신을 얽어 매려 하지 마라.



영역을 확보했으면 그 영역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물려주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라. 지금의 당신 자리를 누군가 채워 줄 수 있을 때 비로서 당신은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다국적 서치펌 에이퀀트(Aquent)가 아태 7개국 총 3,629개 기업의 직원유지전략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연간 이직률이 10% 미만의 한국 기업은 금전적 혜택보다 사내교육(47%), 경력개발(37%)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시적인 금전적 보상보다 결국 자신의 근본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더 장기적으로 직원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기업 인사관리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회사에서 꼭 필요한 직원’은 ‘그가 없어도 회사가 잘 돌아가게 하는 직원’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직원이야말로 현재 본인의 자리 외에도 새로운 도전 기회를 늘 ‘2nd option’으로 갖고 있는 자라고 하겠다. (서울특별시 마케팅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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