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룰라 "경제협력 강화로 윈윈"

브라질리아=송기용 기자 2008.11.2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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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룰라 대통령, 19일 브라질리아서 정상회담 개최

- 룰라 대통령, 한·브라질 수교 50주년인 내년 10월 방한
- 고속철·원전·플랜트·조선·방위산업·바이오에탄올 등 협력 가속
-'한·메르코수르 FTA'에 브라질 적극 협조 당부
- 룰라 "브라질 쇠고기 수입 요청" MB "긍정적 검토" 화답
- G20 의장국단으로 글로벌 위기극복 적극 공조 합의

이명박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고속철, 원자력발전, 플랜트 수주 등 경제·통상 협력 증진과 글로벌 금융위기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19일 브라질 대통령궁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최근 5년간 교역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양국 간에 모색 가능한 사업이 많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정치, 통상·투자, 과학·기술,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룰라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주면 좋겠다"고 초청했고, 룰라 대통령은 "내년 10월에 원전과 조선, 국방 등 양국 현안과 관련된 장관들과 함께 한국을 찾겠다"고 방한 수락의사를 밝혔다.



경제협력과 관련, 룰라 대통령은 "리우-상파울루간 고속철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철도 기술을 자체 개발했고, 철도차량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갖고 있다"며 고속철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총 연장 520킬로미터에, 사업비만 15조-20조원으로 추정되는 리우-상파울루 고속철 사업은 내년 1/4분기로 예정된 입찰을 앞두고 일본,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8개를 건설하는 브라질의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 이 대통령이 "한국이 원전 건설 경험이 많다"며 참여의사를 밝히자, 룰라 대통령도 "원전 사업을 한국과 같이 하면 좋겠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오는 2010년까지 37억 달러가 투입되는 브라질 해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도 논의됐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미국 레이시온과 컨소시엄을 이뤄, 6000톤급 구축함 4척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조선분야 세계 1위 인 만큼 한국 구축함을 도입하면 좋겠다"고 말했고, 룰라 대통령은 "양국 국방장관이 논의하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에 브라질 국방장관이 방한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 문제도 논의됐다. 룰라 대통령은 양국간 무역불균형을 언급하면서 "브라질 쇠고기를 수입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양국의 검역, 위생 전문가들이 수입 문제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세계 10대 산유국인 브라질과의 유전개발, 광물탐사,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자원·에너지 협력도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 세계 1위인 브라질산 바이오 에탄올을 사용한 플렉스(Flex)형 자동차 공동 개발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한국과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메르코수르의 핵심 국가인 브라질의 협조를 당부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관련,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 강화를 지양하고 재정지출 확대, 내수 진작,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실물경제를 살려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G20 의장국단이자 신흥경제국을 대표하는 양국이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지난해 중남미에서 거둔 흑자규모가 150억 달러에 달해 중국을 제치고 최대 흑자 지역으로 부상하는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오늘 정상회담은 중남미 중심국가인 브라질과의 관계를 강화해 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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