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이유는 내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UBS도 18일자 보고서에서 "펀더멘털에서 코스피가 반등할 만한 촉매가 없다"며 코스피 목표지수(12개월)를 1700에서 1200으로 내렸다. 올해 3분기처럼 내년에도 순이익이 급감할 것이며, 가계와 기업 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상반기 주가 전망이 어둡다고 보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펀더멘털 외적인 요소로 인해 하반기에 주가가 '대폭'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구체적 이유는 증권사마다 제각기 다르다.
대우증권의 견해는 '주가 선반영론'으로 요약된다.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18일 "내년 투자환경도 험난해 보이지만 주식시장은 이미 악재들을 의식해 1년 동안 50% 수준의 조정을 거치며, 다가올 경기침체의 상당부분을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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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내년도 미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주식시장은 선행성을 갖고 있어 마이너스 성장 전년도에 하락하고, 마이너스 성장기에 상승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목표지수는 1500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했다.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내년 3/4분기부터는 전년비 이익증가율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3/4분기 기업실적이 안 좋기 때문에 기저효과(base effect)가 클 것이라는 뜻이다.
대신증권은 이 때의 코스피 목표지수로 1550을 제시했지만, 4/4분기에는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다시 대두되며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장세론'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이번 금융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조성키로 한 자금이 3조 달러"라며 "내년 상반기에 금융 위기가 상당 부분 수습되고 실세 금리와 주가가 낮아지면 유동성이 힘을 발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데, 이 경우 4~5개월 사이에 주가가 50~60% 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이 1400이 되리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