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58% "금융위기 3~5년 장기화될 것"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1.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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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CEO 절반 이상 "미국 주도권 급격 상실" 예상

- CEO 55% "중국 경착륙" 전망
- AT커니 "보호무역 급격 확산 가능성"


우리나라 최고경영자(CEO)들 가운데 58%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3∼5년 이상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들 가운데 52%는 장기 금융위기 속에서도 중국 경제는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 등 신흥국으로 급격하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55% "중국 경착륙"=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19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CEO 조찬세미나에서 세계적 컨설팅업체 AT커니가 세미나에 참석한 CEO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즉석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날 AT커니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1∼2년의 단기간내 안정될 것으로 본다", "금융위기가 3∼5년에 걸쳐 장기화될 것을 본다"는 2개의 선택지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CEO들 가운데 58%가 "3∼5년에 걸쳐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고, 나머지 42%가 "1∼2년의 단기간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또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 등 글로벌 불균형으로 인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훼손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CEO들 가운데 53%가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점진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응답은 47%였다.

향후 중국 경제와 관련, "8% 미만의 성장률로 경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55%로 "8∼10%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연착륙할 것"이라는 응답의 45%보다 많았다.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68%가 "100달러 안팎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유가의 재급등을 예상한 이유로는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가 지목됐다.

◇ 절반 이상 "미국 주도권 급격 상실"= 또 종합적으로 △금융시장이 단기에 안정되고 중국경제는 연착륙(글로벌 불균형 점진해소) △금융위기는 지속되지만 중국경제는 연착륙 △금융시장은 단기에 안정되지만 중국경제는 경착륙(글로벌 불균형 급격해소)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중국경제도 경착륙되는 상황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가장 많은 52%의 CEO가 두번째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이 "금융위기는 장기화되겠지만 중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 등 신흥국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시나리오다.

이어 "금융시장은 단기에 안정되지만 중국경제는 경착륙할 것"이라는 응답이 27%로 두번째였다. 이 때 세계 경제체제는 미국 중심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중국경제도 경착륙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꼽은 CEO도 14%나 있었다. 이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경제는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

"금융시장이 단기에 안정되고 중국경제도 연착륙될 것"이라는 '낙관론'에는 가장 적은 6%의 CEO만이 표를 던졌다. 새로운 고성장 국면이 도래하는 희망섞인 시나리오다.

◇ "보호무역 급격 확산 가능성"= 황훈진 AT커니 한국파트너는 이날 강연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자동차, 철강, 서비스 등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 조치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업체 등 자국 기업의 파산을 막기 위한 지원도 일종의 보호무역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보호무역이 급격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 재무장관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은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소위 '빅3'를 구제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투입할 경우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자국 자동차업체들을 대규모 지원할 경우 유로존 역시 역내 자동차업체에 대한 지원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황 파트너는 또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미국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현재 미국 전체 가구의 18%가 주택담보대출액이 집값보다 높은 소위 '깡통가구'인데,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면 이 같은 깡통가구의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구제금융 정책의 부작용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정부의 신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달러화 유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폭락은 상품가격의 폭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에 대해 황 파트너는 "중산층이 여전히 취약하고, 자산가격 급락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은행부실 확대로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단 하나의 지표만 봐야 한다면 미국의 정책금리를 본면 된다"며 "지금 미국의 정책금리가 1%라는 뜻은 사실상 제로금리에서 거의 무제한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황 파트너는 "이밖에도 리보금리와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실업률 등을 보는 것이 향후 경제상황을 가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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