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커니 회장 "금리정책, 효과 줄었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1.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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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커니 회장 "금리정책, 효과 줄었다"


세계적인 전략컨설팅업체 AT커니의 폴 로디시나 글로벌 회장(사진)은 19일 "지금은 정책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시장금리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줄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로디시나 회장은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조찬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3개월짜리 리보금리(은행간 금리)와 하루짜리 단기조달금리(OIS)의 격차(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리보금리가 더 이상 정책금리와 관련된 OIS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 금융시장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로디시나 회장은 "앞으로 미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달러화를 더욱 많이 찍어내면서 미국 경제가 아르헨티나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 달러화가 계속 약해지면서도 대외적자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로디시나 회장은 "보호무역주의는 경제적으로 자살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는 그런 결정들이 내려질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되는 정책도 정치적으로는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30년대 대공항 당시 미국의 후버 대통령은 경제학자 1000여명의 반대를 무릅쓰고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도입했다"며 "절대로 경제논리가 정치논리를 이길 것이라고 상상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로디시나 회장은 중국 경기부양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워싱턴 G20(선진+신흥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거론된 농담 하나를 소개했다. 그는 "1949년에는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고, 1969년에는 중국만이 사회주의를 구할 수 있었으며 1989년에는 자본주의만이 사회주의를 구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2009년에는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이라며 "몇년 전까지는 사업을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개입의 확대, 신기술의 출현, 소비패턴의 변화 등 외부변수들에 대한 가정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짜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뽑아 미래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로디시나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반대로 가능성이 적어보이지만 가장 파급력이 큰 군사분쟁, 주식시장 붕괴 등의 시나리오도 '와일드카드'로 두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디시나 회장은 "현재의 신념들에 묶여 미래를 예측하거나 현재의 선택으로 과거의 선택들을 정당화시키다 보면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보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 때"라고 덧붙였다.

로디시나 회장은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 당선자의 수석 보좌관과 미 상원 입법부장, 클린턴 행정부 정부혁신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등을 지낸 인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컨설턴트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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