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58% "금융위기 3년 이상 갈것"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1.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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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경영자(CEO)들 가운데 58%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3∼5년 이상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들 가운데 52%는 장기 금융위기 속에서도 중국 경제는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 등 신흥국으로 급격하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19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CEO 조찬세미나에서 세계적 컨설팅업체가 AT커니가 참석 CEO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날 AT커니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약 1∼2년의 단기간 내에 안정될 것으로 본다"와 "금융위기가 3∼5년에 걸쳐 장기화될 것을 본다"는 2개의 선택지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58%가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고 나머지 42%가 "단기간내 안정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 등 글로벌 불균형으로 인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훼손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CEO들 가운데 53%가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점진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응답은 47%였다.

향후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68%가 "100달러 안팎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응답은 35%에 불과했다. 유가의 재급등을 예상한 이유로는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가 지목됐다.

또 △금융시장이 단기에 안정되고 중국경제는 연착륙 △금융위기는 지속되지만 중국경제는 연착륙 △금융시장은 단기에 안정되지만 중국경제는 경착륙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중국경제도 경착륙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52%의 CEO가 두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이 "금융위기는 장기화되겠지만 중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황훈진 AT커니 한국파트너는 이날 강연에서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미국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 가구의 18%가 대출액이 집값보다 큰 소위 '깡통가구'인데,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면 이 같은 깡통가구의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정책의 부작용으로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정부의 신용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달러화 발권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폭락은 상품가격의 폭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 파트너는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자동차, 철강, 서비스 등 자국산업 보호를 보호무역 조치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 기업의 파산 방지를 위한 지원도 보호무역의 일종으로 봐야 하는데, 이런 보호부역이 급격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폴 로디시나 AT커니 글로벌회장은 "최근 리보금리(은행간금리)와 오버나이트금리(OIS)의 격차(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고 있고, 리보금리가 더 이상 OIS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는 정책금리를 아무리 떨어뜨려도 시장금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통화정책의 효과가 줄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로디시나 회장은 "앞으로 미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달러화를 더욱 많이 찍어내면서 미국 경제가 아르헨티나 경제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며 "적자는 계속 유지되고 미 달러화는 계속 약화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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